한국일보>

진은혜 인턴 기자

등록 : 2017.04.20 14:42
수정 : 2017.04.20 14:42

장애에 대한 편견 깬 ‘찰나의 미학’

장애인의 날, 새로운 상식이 된 광고들

등록 : 2017.04.20 14:42
수정 : 2017.04.20 14:42

오늘(20일)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고취시기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인 ‘장애인의 날’이다.

이 날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각종 행사와 기념 공연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진행 중이다.

광고 역시 장애인을 둘러싼 편견이나 사회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찰나의 미학’이라는 별명답게 짧은 시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무의식에 자리한 장애에 대한 편견을 통렬히 꼬집거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주목 받았던 광고들을 소개한다.

장애. 누군가에겐 ‘일상’

'반전'이 숨어있는 애플의 접근성(Accessibility) 광고. 유튜브 캡처

지난해 10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의 막을 연 건 1분 42초짜리 짧은 광고였다.

접근성(Accessibility)이란 제목이 붙여진 이 영상엔 애플 기기의 도움을 받아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음성으로 글씨를 읽어주는 보이스오버 기능(VoiceOver)의 도움을 받아 가족과의 소중한 순간을 사진에 담는 시각장애인, 수화로 친구와 영상 통화하는 언어장애인, 손목시계형 착용 기기인 애플워치(Apple watch)를 휠체어와 연동시켜 귀가하는 지체 장애 여성 등 총 6명의 장애인이 주인공이다.

광고 후반에 반전이 숨어있다. 초반부에 잠깐 모습을 드러냈던 뇌성마비 환자 새디 폴슨이 이 영상의 화자이자 제작자였던 것. 광고는 특수 의자에 앉아 영상을 편집하는 새디의 환한 미소와 함께 갈무리된다. “모두를 위해 설계된 기술은 모든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나를 비롯해”란 그의 말과 함께.

목발 짚은 꼬마숙녀가 등장하는 미국 대형마트 타깃의 할로윈 전단. 페이스북 캡처

2015년 10월엔 미국 대형마트인 ‘타깃’의 할로윈 어린이 옷 전단지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디즈니 만화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 드레스를 입은 여자 어린이가 목발을 짚은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 광고는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미국 미시건 주에 거주하는 크롤이란 여성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목발 짚고 다니는 딸이 광고를 보자마자 펄쩍 뛰며 좋아했다. 장애아동을 광고에 넣는 건 아이들이 구경거리가 되지 않도록 도울 것”이라며 감개무량한 마음을 전했다.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허를 찌르는 광고들

프랑스 비영리 장애아동 복지단체 노에미 협회의 ‘아이의 눈’ 캠페인. 유튜브 캡처

“화면 속 인물의 표정을 따라 해보세요”

가운데 칸막이를 두고 앉은 아이와 부모. 이들에게 화면 속 인물의 표정을 따라 해보라는 지시가 내려진다. 스크린 속 인물들은 인상을 찌푸리거나 혀를 내미는 등 우스꽝스러운 표정 일색이다. 부모와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임무에 따르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화면에 장애를 가진 아이가 등장하자 상황이 달라진다. 어린이들은 계속 화면 속 인물의 모습을 따라 하지만 부모 쪽은 굳은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할 뿐이다. 칸막이 오른쪽의 분위기는 냉랭히 가라 앉아버렸다.

프랑스 비영리 장애아동 복지단체 노에미 협회(association Noémi)가 2014년 12월 공개한 이 캠페인의 이름은 ‘아이의 눈’(THE EYES OF A CHILD). 장애인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들의 맑은 시선이 필요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내 눈을 보세요. 눈 말이에요” 유럽의 장애인∙여성 인권 단체 CAP 48가 공개한 이 광고는 유명 속옷 브랜드 원더브라의 광고를 패러디 한 것이다. CAP 48

한 팔이 없는 여성이 검은 색 브래지어를 입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매혹적인 여인의 정체는 벨기에 출신의 모델 타냐 키위츠다. 키위츠의 사진 아래 “내 눈을 보세요. 눈 말이에요”란 문구가 적혀있다. 눈보다 가슴∙팔에 먼저 쏠리는 못된 시선을 겨냥한 말이다.

2010년 유럽의 장애인∙여성 인권 단체 CAP 48이 기획한 이 광고는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사람을 성적대상으로 삼고, 장애를 특별한 시각으로 보는 것을 그만두라는 이들의 호소는 폐부를 깊숙이 찌른다.

시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다른 시각’으로

“회사에서 뒷소문을 피하고 싶다면 시각 장애인을 고용하세요” 란 홍보 문구로 화제를 모았던 노르웨이 시각장애인 협회 광고. 유튜브 캡처

사무실에서 밀회를 나누고 있는 중년의 남녀.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를 때쯤 한 청년이 문을 열고 들어와 두 사람 앞에 선다. 청년은 야근, 연례 보고서 등 업무 이야기를 쏟아내고 중년 남성은 애정행각을 이어가면서 그의 말을 받아 친다. 시각장애인인 젊은 남자는 밀회의 순간을 보지 못한 듯하다.

곧이어 홍보 문구가 뜬다. “회사에서 뒷소문을 피하고 싶다면 시각 장애인을 고용하세요” 파격적이지만 위트 있는 언어로 시각 장애인을 고용해야 할 이유를 설파하는 이 영상의 정체는 2011년 제작된 사내연애(Office love)란 이름의 노르웨이 시각 장애인 협회 공익광고다.

시각장애인들이 온갖 동물과 함께 다니며 발생하는 사건들을 그린 노르웨이 시각장애인 협회의 광고. 유튜브 캡처

노르웨이 시각장애인 협회는 2013년엔 ‘더 나빠질 수도 있었다’(Could have been worse)란 제목의 광고를 선보였다. 시각장애인들이 개대신 다른 동물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생기는 아비규환의 상황들을 보여줌으로써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안내견과 같이 다닌다는 이유로 눈치 보면서 공공장소를 이용해야 했던 시각장애인들의 고충을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했다.

진은혜 인턴기자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전국지자체평가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