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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자연보호 생각하면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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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자연보호 생각하면 신중해야

입력
2017.06.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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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약수터 케이블카 사업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의 사업 허가 결정과 이에 반발한 문화재위원 사퇴로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 양양군 남설악 오색약수터에서 시작해 해발 1,480m 지점까지 3,500m에 이르는 케이블카 설치하려는 계획은 지난 십수 년간 여러 차례 구상됐으나 환경 훼손 가능성 때문에 불허됐다. 보완을 거듭해 수정된 양양군의 케이블카 설치 계획은 이 지역이 천연보호구역이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어서 거쳐야 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에서 결국 부결됐다. 이 결정을 행심위가 ‘문화재 활용’에 방점을 찍어 뒤집은 것이다.

산악이나 해양의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일률적으로 옳다 그르다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관광사업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계획을 자연보호 논리만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개발 사업을 허용해서도 안 된다. 관광 수익을 노리고 개발된 국내 20개 케이블카에서 수익이 나오는 곳이 고작 3개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케이블카 설치는 결국 사업 지역별로 환경 문제와 기대 가능한 수익을 면밀히 검토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다만 오색약수터 사업 논란을 두고는 강조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이 갈등은 근본적으로 자연보호냐 개발을 통한 경제이익이냐라는 가치가 상충하면서 벌어진 것이고, 설악산의 경우 해외에서도 케이블카 설치 사례가 전무한 천연보호구역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 논란은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존중하고 확대해 가야 하는가라는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설악산에 이어 전국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지역이 30여곳에 이른다는 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케이블카 사업은 지리산 소백산 치악산 속리산 등 국립공원지역에서만 10곳이 거론되고 있다. 모든 지역이 오색약수터처럼 엄격한 환경보호가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행심위 판단처럼 자연문화재 활용에 방점을 둘 경우 사업 허가의 문턱이 전체적으로 낮아질 게 우려된다.

향후 설악산 오색약수터 케이블카 사업은 문화재위원회나 행심위 결정과는 별개로 환경부의 결정을 남겨 두고 있다. 지난해 양양군의 환경영향평가 신청에 원주지방환경청이 수차례 보완을 요구했고 군이 보완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최종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사업 최종 결정의 열쇠를 환경부가 쥐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 정부의 환경부가 지혜로운 판단으로 이 오랜 갈등을 해결해 갈 실마리를 풀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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