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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해방” 음주 일탈은 옛말… 공연ㆍ오락ㆍ마사지 힐링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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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해방” 음주 일탈은 옛말… 공연ㆍ오락ㆍ마사지 힐링이 대세

입력
2017.11.24 16: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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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흥가 별 사건 없이 잠잠

“일단은 푹 쉬고 수시전형 준비”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복여고에서 대입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환한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복여고에서 대입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환한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일단 오늘은 푹 쉬고, 주말쯤 친구들과 공연 한 편 보고 싶네요.”

23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친 재수생 김유진(19)양은 “오늘 당장 일탈을 즐기기보단, 차분히 여유를 갖고 ‘힐링’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재수생이라 술집 출입이 가능해 친구들과 맥주 한 잔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풀 법도 하지만 “주말부터 곧장 대입 수시전형 논술시험이 예정돼 있는데다, 면접시험도 함께 준비해야 해 해방감을 만끽하기엔 남은 산들이 많다”고 했다.

대학입시 핵심 관문인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이 유흥가에서의 일탈행위보다 휴식과 안정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당수 수험생들이 수능 당일 밤 “해방”을 외치며 유흥가로 몰리던 과거와는 다른 풍경이다.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입 수시전형 비율이 70%정도를 차지하는데다, 포항 지진으로 수능 시험이 일주일 더 미뤄지면서 정신적·체력적으로 더 지친 탓도 있다”고 했다.

실제 수능이 끝난 23일 밤 서울 주요 유흥가인 강남역 일대와 홍대입구, 대학로 등에선 ‘수험생 할인’을 내건 업소들이 본격 ‘수능마케팅’에 나섰지만, 대체로 직장인과 대학생들만 붐볐다. 일대 유흥가를 관할하는 경찰 관계자들도 “수험생 일탈범죄로 볼 만한 사건은 없었다”며 “평소 때와 크게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나마 PC방 만화방 노래방 같은 오락시설엔 수험생 발길이 이어졌다. 가상현실(VR)게임을 갖춘 오락실을 찾은 박성준(18)군은 “당장 주말에 대학 세 곳의 논술시험을 치러야 해 오늘 하루만 기분 전환을 하고, 내일 다시 논술학원으로 향할 것”이라고 했다. “음주 호기심도 있지만, 요즘은 단속이 강화돼 점주들이 절대 (미성년자를) 들이지 않는다”라며 출입이 가능해지는 2018년을 기약하는 이도 있었다.

심신의 건강부터 다스리겠단 수험생도 있었다. 수능 당일 밤 부모와 마사지를 받았다는 김가영(18)양은 “한의원 침 치료와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면서 입시가 끝날 때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헬스클럽에 등록해 그간 충분히 못한 운동을 하거나, 소설이나 만화책을 찾기도 한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만화카페를 하는 유승국씨는 “주말부터 수험생 손님이 크게 늘 것 같다”라며 ‘수험생 40% 할인’ 안내문을 내걸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대입 전형의 변화 요인도 있지만 포항 지진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와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를 직접 겪은 부담도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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