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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호이 총리 실각… 사회당 산체스, 새 총리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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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호이 총리 실각… 사회당 산체스, 새 총리 올라

입력
2018.06.0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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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 ‘의회 불신임’ 첫 실각 총리 불명예

질긴 정치생명력 불구, 6년 만에 총리직서 밀려나

‘미남 페드로’ 별명 산체스, 1년 내 조기총선 치를 듯

1일 스페인 하원에서 집권 국민당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돼 실각한 마리아노 라호이(가운데) 전 스페인 총리가 동료 의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수도 마드리드의 의회를 떠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1일 스페인 하원에서 집권 국민당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돼 실각한 마리아노 라호이(가운데) 전 스페인 총리가 동료 의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수도 마드리드의 의회를 떠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마리아노 라호이(63) 스페인 총리가 집권 국민당(PP)을 강타한 부패 스캔들로 끝내 실각했다. 새 총리는 잘 생긴 외모로 ‘미남 페드로’라는 별명을 가진 페드로 산체스(46) 사회노동당(PSOE, 이하 사회당) 대표가 맡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하원은 1일(현지시간) 열린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중도우파 국민당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사회당이 낸 라호이 내각 불신임안은 재적 350표 가운데 절반 이상인 180표의 찬성표가 나와 통과됐다. 이로써 라호이 총리는 1975년 민주화 이후 스페인에서 의회의 불신임 결의로 실각한 최초의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011년 12월 총선 승리와 함께 총리직에 오른 라호이를 6년 5개월 만에 권좌에서 끌어 내린 결정타는 스페인 정국에 파문을 일으킨 집권 국민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이다. 국민당 인사들이 기업인 프란치스코 코레아에게 각종 공공계약 관련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뇌물이나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최근 스페인 법원은 “조직적ㆍ불법적인 방식의 정치자금 수수”라면서 전직 각료 등 국민당 핵심 당원 29명에게 유죄 선고를 내렸다. 스페인 역사상 최대 부패 스캔들로 거론되는 이 사건과 관련, 라호이 전 총리는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7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라호이 전 총리는 끈질긴 정치 생명력과 노련한 수완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당 대표로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잇따라 사회당에 패했지만 대표직을 유지했고, 2011년 총선에선 결국 승리해 ‘2전 3기’ 만에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2016년 6월 총선에서 집권 국민당의 과반 의석 확보 실패에도 불구, 각 정당들의 각축전으로 무정부 상황이 이어진 10개월간 상황 관리를 잘 했고, 결국 소수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스페인 정국 최대 난제였던 카탈루냐 분리ㆍ독립 문제와 관련, 헌법 조항을 동원한 ‘자치권 박탈 및 직접 통치’라는 초강수를 두어 분리독립 진영과의 대결에서 사실상 승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당을 최대 위기에 빠뜨린 이번 부패 스캔들의 파고만큼은 뛰어넘지 못했다.

스페인의 차기 총리를 맡게 된 제1야당 사회당의 산체스 대표는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유럽연합(EU)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강력히 지지하는 등 친(親)EU 성향으로 분류된다. 전날 연설에서 라호이 전 총리 사퇴를 압박하며 “당신이 속한 낡은 시대는 끝났다”고 외치는 등 국민당 정부 실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2004~2009년 마드리드의 사회당 시의원을 지낸 산체스는 사회당 정부인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총리 시절 하원에 입성했다. 2013년 사회당 대표직에 오른 그는 2016년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지만, 이듬해 5월 당의 재건 임무를 맡으며 다시 당 대표가 됐다. 다음 총선 때까지 관리형 내각을 이끌며 안정적인 정부 운영과 집권 기반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국민당 정부 실각 과정을 이끌면서 조기 총선을 약속한 만큼, 향후 1년 이내에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집권 국민당의 부패 스캔들로 실각한 마리아노 라호이(오른쪽) 전 스페인 총리와 총리직을 넘겨받게 된 페드로 산체스 사회노동당 대표가 1일 마드리드 의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집권 국민당의 부패 스캔들로 실각한 마리아노 라호이(오른쪽) 전 스페인 총리와 총리직을 넘겨받게 된 페드로 산체스 사회노동당 대표가 1일 마드리드 의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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