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제품 봇물
영화 ‘스타워즈’ 속 제국군 장군 ‘다스베이더’와 그가 이끄는 병사 ‘스톰트루퍼’가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 다니며 먼지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스타워즈 캐릭터를 입은 삼성전자 로봇청소기가 최근 국내 가전업계에 불고 있는 캐릭터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ㆍ합작) 열풍에 가세한다. 삼성전자가 캐릭터 가전을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로봇청소기 ‘파워봇’의 스타워즈 특별판이 다음달 초 국내 출시된다. 이번 특별판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12월 개봉(미국ㆍ국내 일정은 미정)을 기념해 출시되는 컬래버레이션 제품으로, 영화 속 다스베이더와 스톰트루퍼의 얼굴 모양을 그대로 따왔다. 색상도 원 캐릭터처럼 검은색과 흰색 두 가지로 나온다. 우리나라보다 앞선 지난 11일(현지시간) 예약 판매가 시작된 미국에서는 다스베이더 버전이 799달러, 스톰트루퍼 버전이 699달러로 책정된 것을 감안할 때 국내 가격도 80~90만원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파워봇 스타워즈 특별판은 두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소리를 내는 게 특징이다. 다스베이더 버전의 경우 작동할 때 다스베이더 특유의 거친 숨소리가 흘러 나온다.
성능은 지난 3월 출시된 기존 파워봇과 동일하다. 일반 로봇청소기 대비 최대 40배 강력한 흡입력을 갖췄으며, 1㎝ 두께의 장애물까지 인식하는 센서(풀뷰 센서 2.0)가 달려있어 장애물 걸림 없이 청소한다. 엉킴 제거 브러시가 적용돼 흡입한 머리카락과 먼지 등이 브러시에 엉키는 것을 막아준다.
삼성전자는 그간 ‘갤럭시S7엣지 배트맨 에디션’ ‘갤럭시S6엣지 아이언맨 에디션’ 등 유명 캐릭터를 결합한 스마트폰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가전을 내놓는 건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봇청소기, 토스터기처럼 크기가 작은 가전은 인기 캐릭터가 들어가면 소비자들이 친숙함을 느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가전업계에는 아이의 감성을 가진 성인, 이른바 ‘키덜트’를 겨냥해 인기 캐릭터를 결합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7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손잡고 마블의 대표 캐릭터인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를 제품 디자인에 적용한 ‘마블 캐릭터 냉장고’를 총 4,500대 한정 출시했다. 로봇전문기업 유진로봇은 지난 6월 마블 캐릭터인 아이언맨과 영화 스타워즈 속 로봇 ‘알투디투’(R2-D2)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또 아이리버는 4월 가정용 CD플레이어 ‘IA70 헬로 키티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제품의 경우 기능은 대개 다른 제품과 큰 차이가 없지만 디자인이 색달라 트렌드에 민감한 20, 30대에게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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