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이 적어 적자운영에 허덕이던 일본의 지방공항들도 저비용항공의 급성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지방공항들은 만성적인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저가 항공사 전용 터미널을 새로 개장하고 국제선 전체의 저가항공사 이용자 비율을 늘리는 등 저비용항공 취항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본 지바현 나리타시에 위치한 나리타 공항의 경우 1992년 12월 제2터미널 개장 후 22년만인 지난 4월 저가항공전용터미널인 제3터미널을 개장했다. 지속적인 공항 이용객 감소로 벼랑 끝에 몰리자 아예 저비용을 앞세운 저가항공 전용터미널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제3터미널의 항공사 사용료는 제1ㆍ2터미널의 절반 정도로, 한국 제주항공과 일본 제트스타 등 다수 저가 항공사가 이용하고 있다. 나리타 제2터미널 관계자는 “한국 등 아시아 대형공항에는 저가항공전용터미널이 없다”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연간 여객수 750만 명을 조기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저가 항공사의 지방공항 취항을 적극 추진, 국제선 전체의 저가항공사 이용자 비율을 7%에서 17%로 늘리는 내용의 교통정책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삼는 저가항공사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중국의 저가항공사인 춘추항공은 지난 3월 간사이 국제공항을 최초의 동회사 해외 거점으로 삼았으며 지속적으로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간사이 공항의 경우 춘추항공 외에도 피피 에비에이션, 제트스타 재팬 등이 거점으로 삼고 있으며 다수 저가항공 취항이 성사될 전망이다.
저가항공 유치를 통한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국가 관리 대상인 전국 27개 공항의 2013년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4월)의 수지 상황을 정리한 결과 전체의 3분의 1가량이 활주로를 포함한 본체 사업과 공항 터미널 등 관련 사업의 실적을 합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전체 공항의 영업이익은 46억엔 적자로, 직전 회계연도 142억 적자에서 대폭 개선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저가 항공사의 취항 확대로 항공여객이 증가하고 물품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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