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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 착한 아들을…" 울음바다 된 사고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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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 착한 아들을…" 울음바다 된 사고현장

입력
2014.07.1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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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하염없이 눈물만

인터넷서도 추모 물결 이어져

순직 대원들 1계급 특진 추서

강원소방1호 헬기가 추락해 대원 5명이 숨진 광주 광산구 장덕동 성덕중 인근 사고현장은 18일 오전 울음바다로 변했다. 17일 밤 춘천에서 일곱 시간을 달려와 뜬눈으로 밤을 지샌 유가족들은 구조대원들이 마지막 길을 떠난 자리를 쳐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 한 것으로 알려진 정성철(52) 기장의 어머니는 “착한 우리 아들을 왜 데려가느냐”고 오열했다. 또 다른 희생자의 가족은 “누가 우리 아들 죽였어”라고 절규하다 몸을 가누지 못해 구급차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가족들은 헬기 추락으로 불이 나 새까맣게 타버린 바닥을 쳐다보며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유가족과 사고현장에 동행한 최문순 강원지사는 “안타깝게도 귀한 인재를 잃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희생자들의 시신은 국과수 장성분원으로 옮겨져 유전자 감식 등을 거쳐 신원을 확인하게 된다. 유전자 감식에는 4,5일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현장인 광주 성덕중 뒤편 인도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노란 리본이 200여 개가 달려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강원 춘천시 거두리 효 장례식장과 고 이은교(31) 대원이 재학 중이던 횡성 송호대 창조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고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강원도는 20일부터 도청 별관 4층에 분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춘천 거두리 분향소를 찾은 정지헌(40)씨는 “신이 있다면 국민들을 위해 희생을 감수한 소방대원들을 편안한 곳으로 인도했을 것”이라며 “더 이상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공항에서 춘천으로 귀대한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 고 신영룡(42) 소방장의 동료인 곽희봉(43) 소방교는 “15년 전인 1999년 공군에 같이 근무할 때 발생한 불시착 사고에서도 극적으로 살아났던 신 소방장이 이번엔 돌아오지 못했다”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순직 대원들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트위터에선 ‘하늘나라라는 말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분들에겐 꼭 그 나라가 존재했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편안하셨으면’ ‘추락하는 와중에도 피해를 최대한 막으려 애썼던 그들은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소방관이었다. 부디 영면하시길’같은 추모의 글과 함께, ‘숨진 이은교님의 트윗(@liinjiao)들이 아프다. 노후화된 구조장비들의 개선과 소방직의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멀쩡한 강을 죽이는 데 쓸 예산은 있어도, 사람을 구하고 살리는데 쓸 예산은 없는 정부가 천금같은 목숨을 또 앗아갔다’고 지적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안전행정부는 18일 순직한 강원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에게 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정부는 순직 소방대원 5명을 특별 승진시키고 정성철(52) 소방경에게는 녹조근정훈장을, 박인돈(50) 소방위, 안병국(38) 소방장, 신영룡(42) 소방교, 이은교(31) 소방사에게는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순직 대원들의 합동영결식을 22일 오전 9시 도청 별관 앞에서 대로 강원도장(葬)로 거행할 계획이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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