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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쓰기 힘들지만, 막막함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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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쓰기 힘들지만, 막막함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

입력
2018.06.07 18:41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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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조재룡 고려대 교수

“문학청년 열정으로 모험적 비평

평론가는 열심히 읽는사람 증명”

심사맡은 교수 등 참석자들 축사

7일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제29회 팔봉비평문학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팔봉문학상 운영위 간사인 홍정선 인하대 교수,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 김주연 숙명여대 석좌교수, 수상자인 조재룡 고려대 교수, 심사위원인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 정과리 연세대 교수,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팔봉의 장손인 김호동씨. 홍인기 기자
7일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제29회 팔봉비평문학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팔봉문학상 운영위 간사인 홍정선 인하대 교수,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 김주연 숙명여대 석좌교수, 수상자인 조재룡 고려대 교수, 심사위원인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 정과리 연세대 교수,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팔봉의 장손인 김호동씨. 홍인기 기자

문학평론가 조재룡(51)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7일 제29회 팔봉비평문학상을 받았다. 한국 근대 비평의 개척자인 팔봉(八峰) 김기진(金基鎭ㆍ1903~1985) 선생의 유지를 기려 유족이 출연한 기금으로 한국일보가 만든 상이다. 시상식은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렸다. 수상작은 ‘의미의 자리’(민음사)다.

심사를 맡은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는 심사평에서 “조 교수는 아직도 20대의 문학 청년 같은 열정을 지니고 있다”며 “결코 해설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시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통해 시의 보편적 논리를 탐구하려는 비평가의 책임감과 성실성을 겸비하고 있는 비평가”라고 칭찬했다. 이어 “다양하고 자유분방한 생각의 흐름 속에 휩쓸리지 않고 통제된 해석의 길로 글의 흐름을 끝까지 해석해가는 능력을 갖춘 해설가로, 그의 비평은 충분히 모험적”이라고 평했다.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는 축사에서 “조 교수의 비평집을 읽으며 정말 열심히 시를 읽는 분, 그래서 평론가는 시를 열심히 읽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기쁨을 말하는 것으로 축사를 대신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긴 수상소감을 남겼다. 그는 “대학 시절 저의 취미 중 하나는 시를 필사하는 것이었다”며 “비가 오는 날이면 시집 몇 권을 들고 창문 앞에 앉아 종일 베낀 시를 자취방 책상 앞에 붙여놓았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요즘 시집에는 먼지가 쌓여 간다”고 아쉬워했다. 조 교수는 “황현산 선생님이 ‘패배주의에 반대한다’고 하신 게 떠오른다”면서 투병 중인 스승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를 언급하며 울먹였다. 이어 “시는 현실을 홍보해주는 발화이며, 말의 혈서라고 생각한다”면서 “하루하루 원고를 쓰기가 힘들지만, 이 힘겨움을 다른 이유를 들어 변명하지 않고 막막함을 느끼지 않으려 한다”고 다짐했다.

팔봉문학상 운영위 간사인 홍정선 인하대 교수는 팔봉문학상을 소개하면서 “팔봉 선생은 한국문학사의 거인이고 한국현대사의 살아있는 증인이고 우리 민족사의 비극적 증인”이라고 기억했다. 이어 “그 분을 그렇게 만든 시대를 우리 스스로도 성찰하고, 이제는 그 분을 자유롭게 해주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팔봉의 장손 김호동씨가 유족 대표로 참석한 것을 비롯해, 열정적 현장비평가인 조 교수를 축하하기 위해 100여명이 모였다. 문학평론가 김주연 정과리 홍정선 남진우 김종훈 박혜경 이찬 강동호씨, 소설가 이제하 이인성씨, 시인 황인숙 박상수 최정례 홍일표 남궁선 송승환 임곤택 오은 장석주 박연준 서효인 정재학 조은 유형진 신해욱 김민정 김연아 이수명 김유림 이진명 김상혁 이순현 김복희 김행숙 문보영씨, 번역가 노승영씨 등이 참석했다.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은 상금 1,000만원과 상패, 순금 메달을 수여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이우진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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