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제주해군기지 농성천막 강제철거 '충돌'…부상자 속출

알림

제주해군기지 농성천막 강제철거 '충돌'…부상자 속출

입력
2015.01.31 19:44
0 0

주민·활동가 8m 망루 위서 경찰과 대치…14명 연행

31일 오전 7시30분께 해군이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군 관사 공사장 앞 농성천막과 소형버스 등에 대한 강제철거에 돌입해 마을회 등 반대측과 해군의 의뢰를 받은 용역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31일 오전 7시30분께 해군이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군 관사 공사장 앞 농성천막과 소형버스 등에 대한 강제철거에 돌입해 마을회 등 반대측과 해군의 의뢰를 받은 용역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국방부가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 등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주민·활동가들과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자가 속출했고 14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나 일부 주민과 활동가들이 현장에 남아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행정대집행은 야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31일 오전 7시 30분께 해군 측 용역 100여명과 경찰 병력 800여명 등 1천여명을 투입, 서귀포시 강정동 해군기지 군 관사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과 24인승 소형버스 등 시설물에 대한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강정마을 주민과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이 지난해 10월 25일 농성 천막에서 공사 저지 투쟁을 벌인 지 99일 만이다.

이날 행정대집행에 나선 군 관계자는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군 관사 건설현장 앞에 공사 방해를 위해 무단 설치된 불법천막 및 차량 등을 철거하려 한다"며 대집행 협조를 당부했다.

철거가 시작되자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 100여명은 경찰·해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반대측은 전날 밤부터 천막 주위에 나무 벽을 쌓아 올렸고 옆에 8m 높이의 망루를 만들어 대집행을 막기 위한 준비를 했다.

31일 오전 7시30분께 해군이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군 관사 공사장 앞 농성천막과 소형버스 등에 대한 강제철거에 돌입한 가운데 한 해군기지 반대운동가가 철거 대상인 소형버스 위에 세워진 높이 7m 가량의 철제 망루에 올라가 쇠사슬로 몸을 묶어 놓고 있다. 뉴시스
31일 오전 7시30분께 해군이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군 관사 공사장 앞 농성천막과 소형버스 등에 대한 강제철거에 돌입한 가운데 한 해군기지 반대운동가가 철거 대상인 소형버스 위에 세워진 높이 7m 가량의 철제 망루에 올라가 쇠사슬로 몸을 묶어 놓고 있다. 뉴시스

철거가 시작되자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등 10명은 망루 꼭대기에 올라 쇠사슬을 몸에 묶어 강하게 저항했다.

반대측 주민과 활동가 수십명은 나무벽을 바리케이드 삼아 농성 천막과 망루 주변을 둘러 앉아 팔짱을 낀 상태로 행정대집행에 맞섰다.

행정대집행은 해군측 용역이 반대측과 몸싸움을 벌이며 한 명씩 끌어냈고 나무벽과 철조망을 걷어내며 진입해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주변에 대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 도중 부상자가 속출했고 흥분한 용역직원과 반대측 주민들 사이에 심한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은 부상자가 나오면서 재개와 중단을 반복했고 오후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행정대집행을 재개한 이후 본격적으로 투입된 경찰은 2시 30분께 농성 천막 주변에 둘러싼 주민과 활동가들을 끌어냈고 이후 1시간 만에 천막을 모두 철거했다.

이어 경찰과 해군은 함께 망루와 버스에 대한 철거작업에 들어가 망루에 올라가 있는 10명의 주민과 활동가 중 3명을 끌어냈고 나머지는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경찰은 방송으로 내려오도록 설득하고 있으나 저항에 부딪혀 행정대집행이 시작된 지 11시간 넘게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31일 제주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 등을 강제철거하기 위한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이 시작된 가운데 대집행을 반대하러 나온 영화평론가 양윤모씨가 해군측 용역에 의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31일 제주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 등을 강제철거하기 위한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이 시작된 가운데 대집행을 반대하러 나온 영화평론가 양윤모씨가 해군측 용역에 의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철거작업 도중 영화평론가 양윤모(59)씨와 마을지킴이 방모(45)씨 등 1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해군은 행정대집행 진행과 별도로 반대측이 막고 있는 출입구 주변부의 펜스를 도로와 맞닿는 선까지 넓히는 작업을 벌여 더이상 공사장 주변에 농성 천막 등 시설물을 짓지 못하게 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해군은 이번 대집행에 대해 "작전필수요원과 가족이 거주할 최소한의 군 관사를 올해 12월 해군기지 완공시점에 맞춰 건립할 수 있도록 행정대집행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군 관사 건립에 찬성했던 다수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정부가 제주도민에게 약속한 국책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군은 지난해 10월 14일 강정마을 9천407㎡ 부지에 전체면적 6천458㎡, 72가구(지상 4층·5개동) 규모의 군 관사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관사는 애초 616가구 규모로 지을 계획이었지만 주민 반발과 토지 매입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를 72가구로 축소했다.

강정마을 주민과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해군이 군 관사 건립 공사를 시작하자 바로 공사장 출입구에 농성천막을 설치, 공사 저지 투쟁을 벌였다.

해군은 지난 27일 강정마을회에 국방부 장관 명의의 제5차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내 29일까지 공사장 출입구의 농성 천막과 차량 등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30일 오전 행정대집행 영장을 전달했고 대집행 비용 8천976만원(추산액)도 강정마을회에 납부토록 했다.

해군은 앞서 지난달 10일과 21일, 27일, 이달 7일 등 모두 4차례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마을회에 전달했으며 지난 20일에는 23일 대집행하겠다는 영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