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 기자

등록 : 2016.04.29 16:51
수정 : 2016.04.29 16:51

“널 버리지 않을게” 도시 동물에 관심을

등록 : 2016.04.29 16:51
수정 : 2016.04.29 16:51

우리동네 동물 돌아보기 행사 연

통인동 ‘커피공방’ 대표 박철우씨

박철우 커피공방 대표가 29일 서울 통인동 매장 앞에서 새 가족을 찾고 있는 루나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고은경기자

“반려동물뿐 아니라 유기동물, 길고양이 등 이제 우리 동네의 일원이 된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29일 오전 11시, 서울 통인동 카페 ‘커피공방’앞에 고양이 도시락 기부, 동물 등록제, 동물 수제 간식판매 등의 부스가 차려졌다.

가족을 찾고 있는 강아지 루나와 학동이가 손님들을 반겼다. 매장 내부는 동물매개치료를 하는 도우미견 달이와 탄이의 차지였다. 수십명의 카페 회원과 시민들은 커피공방과 동물보호단체들이 만든 ‘도시반려동물가이드’를 보며 관심을 기울였다. 이날 행사는 커피공방이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 서촌길고양이급식소프로젝트, 반려동물매개치료협회, 광화문동물병원 등과 손잡고 마련한 자리다.

박철우(40)커피공방 대표는 2011년부터 매년 노동절 전날에 ‘메이데이 커피 프리데이’행사를 열고 있는데, 올해 여섯 번째 행사 주제로 동물과 사람을 선택했다. 커피공방은 이날 통인동 본점과 광화문 1, 2호점 등 3곳에서 손님들에게 7,000잔의 커피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날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은 길고양이 돕는 법, 유기동물의 안락사문제,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에티켓 등을 담은 동물가이드 4,000부를 배포하고 유기견 입양 행사를 진행했다. 커피공방은 디저트 브라우니를 비롯해 매장 내 상품을 판매한 금액 중 일부를 팅커벨프로젝트와 서촌길고양이급식소프로젝트에 기부하기로 했다.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루나(왼쪽)과 학동이. 고은경기자

이 커피공방의 ‘메이데이 커피 프리데이’ 첫 행사 주제는 마을공방과 소상공인에 대한 소개였다. 이후 해고노동자, 마을텃밭과 도시농업, 세월호 희생자 추모, 감정노동자 위로에 대해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그가 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지역사회와 커피를 통해 대화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위로하고 싶었기 때문. “커피 매장 운영자가 할 수 있는 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일뿐이었습니다. 모든 고객이나 회원들이 주제에 대해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한번 이야기해볼 수 있다’ 공감해주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물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았던 그가 도심 속 동물을 주제로 선택하게 된 것은 길고양이 ‘마틴’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10월 직원이 서울 마포에서 길 잃은 새끼 고양이를 매장으로 데려왔고, 직원들이 힘을 모아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통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결국 새 가족 찾기에 실패하고 직원이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길고양이와 나아가 도심 속 동물들에게까지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생명에 대한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했다.

서촌길고양이급식소프로젝트는 29일 서울 통인동 커피공방에서 마련한 ‘메이데이 커피 프리데이’행사에 참여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길고양이 기부 행사를 진행했다. 고은경기자

커피 공방은 지역사회와의 소통행사뿐 아니라 커피의 질과 운영 방식으로도 이미 마니아층 사이에 소문이 나있다. 커피 매장의 기본은 커피 맛. 이를 위해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바리스타가 일일이 핸드 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제공하며 다양한 커피 용품도 판매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운영 역시 지역사회와 함께한다는 것이다. 2, 3호점 매장을 낼 때 50만원을 내면 60만원어치 커피를 주는 선불적립방식으로 자금을 모았다. 매장을 이전할 때도 회원들에게 자금을 받고 이자는 현금이나 커피로 지급하는 연간 회원권 방식으로 부족한 공사비를 채우기도 했다.

박 대표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오면서 커피를 무료로 받게 된 사람들은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또 다른 이들에게 베풀려는 마음이 생긴다는 점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커피를 매개로 지역 주민,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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