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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한 살배기, 뚝배기

입력
2017.12.03 13:2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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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차돌박이’ ‘오이소박이’ 등을 ‘차돌배기’ ‘오이소배기’ 등으로 말하는 것은 표준어가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상의 단어들은 모두 ‘박다’의 의미가 살아있는 명사들이기 때문에 접미사 ‘-박이’를 붙여 써야 하며 이를 소리 나는 대로 ‘-바기’ 혹은 ‘-배기’ 등으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럼 ‘한 살 먹은 아이’를 뜻하는 말은 ‘한 살박이’가 맞을까? 아니면 ‘한 살배기’가 맞을까? 이 경우에는 ‘한 살배기’가 맞다. ‘한 살배기’에서 ‘-배기’는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배기’는 이외에도 ‘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쓰여 ‘공짜배기’ ‘대짜배기’ ‘진짜배기’ 등의 형태로도 사용된다.

그런데 ‘음식에서 두 그릇 분량’을 뜻하는 말은 ‘곱배기’가 아닌 ‘곱빼기’라고 쓴다. 한글맞춤법 제54항에 보면 ‘-배기’와 ‘-빼기’가 혼동될 수 있는 단어는 소리가 [빼기]로 날 때, 앞 말이 형태를 밝힐 수 있는 경우에는 ‘-빼기’로 적고, 형태를 밝힐 수 없는 경우에는 ‘-배기’로 적는다고 되어 있다. ‘곱빼기’에서 ‘-빼기’의 앞 말이 형태를 밝힐 수 있는 ‘곱’이기 때문에 ‘곱빼기’로 적는다. 그런데 ‘뚝배기’는 소리가 [빼기]로 나지만 앞 말인 ‘뚝’이 ‘뚝배기’라는 단어에서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형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뚝배기’로 표기한다.

‘곱빼기’처럼 앞 말이 형태를 밝힐 수 있는 말이어서 ‘-빼기’로 적는 예는 ‘코빼기’ ‘얼룩빼기’ 등이 있고 ‘뚝배기’처럼 앞 말이 형태를 밝힐 수 없는 말이어서 ‘-배기’로 적는 예는 ‘잠자리의 애벌레’를 뜻하는 ‘학배기’ 등이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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