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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영학] 기존 틀 안에서 혁신을 꿈꾼다, 모빌아이의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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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영학] 기존 틀 안에서 혁신을 꿈꾼다, 모빌아이의 우회

입력
2017.12.09 1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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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는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오는 먼 미래 이야기였다. 그러나 구글은 2009년 운전자의 개입 없이 시내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를 개발했고, 2015년엔 운전대와 브레이크, 가속페달 없이 단추만 누르면 가고 멈추는 완전 자율주행차 ‘파이어플라이’를 선보였다. 지난해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자동차 부문 자회사인 ‘웨이모’까지 설립했다. 현재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는 누적 도로주행 거리가 400만 마일(644만㎞)을 넘기는 대기록을 수립한 상태다. 하지만 구글의 자율자동차가 언제쯤 시판될 지는 짐작하기 힘들다.

암논 샤슈아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설립한 모빌아이는 카메라 센서를 이용한 시각인식 장치 아이큐(EyeQ)를 통해 자동운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신호등과 교통표지판을 인지하고, 도로 요철ㆍ낙하물ㆍ자연 장애물 등을 인식해 피해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구글이 자율주행차에 채택한 라이다(LiDARㆍ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거리 등을 측정) 센서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으로 이러한 시각판단 능력을 갖췄다는 게 강점이다.

두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같지만 접근법은 다르다. 구글은 기존 자동차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했다. 기술왕국답게 기존 자동차의 개념을 뒤엎는 완전무인자동차를 개발했지만, 이를 조기에 상업화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모빌아이는 기존의 틀 안에서 점진적으로 혁신을 해나가는 접근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구글이 세상의 단단한 틀을 깨지 못하고 있을 동안 모빌아이는 밥상을 뒤엎지 않고도 우회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모빌아이의 아이큐는 이미 전 세계 27개 자동차 업체 313개 모델에 장착될 만큼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차를 머나먼 미래라고만 생각했던 대중의 인식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각 국 정부 역시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에 발맞춰 도로시스템과 차량운행 법규를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의 웨이모가 목표로 한 완전자율주행차가 대중화하려면 빨라도 5,6년, 어쩌면 10년 이상 더 걸릴 수 있다. 일반 차량이 자율주행차로 진화해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이익을 모빌아이가 축적할 동안, 웨이모는 손가락만 빨면서 어서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 이준정 미래기술경영전략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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