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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실리콘밸리 찾은 김정은, 중국식 개혁ㆍ개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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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실리콘밸리 찾은 김정은, 중국식 개혁ㆍ개방 가능성”

입력
2018.03.28 17: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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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여파엔

“긍정적” “별 영향 없어” 엇갈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25~28일 전격 성사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지렛대로 끌어들여 협상력을 높이려 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에 대북 경제 제재의 해제 혹은 완화를 요구했거나, 비핵화를 전제로 김 위원장이 중국식 개혁ㆍ개방 가능성을 내비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북중 정상회담이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28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측에 자신의 비핵화 혹은 최소한 핵동결 의지를 전달하고 확인시키려는 목적으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경제제재 해소와 경제원조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일, 정상회담 이후 베이징(北京)의 실리콘 밸리인 중관춘(中關村)을 시찰한 사실에 주목했다. 매닝 연구원은 “현재 김정은의 북한은 ‘덩샤오핑(鄧小平)식 개혁개방’정책을 시도할지를 결정할 시기”라면서 “김 위원장이 경제성장을 위해 중국과 베트남식 시장경제로의 개혁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만큼, 이번 방중은 병진노선의 또 다른 한 축인 경제분야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북중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는 “한반도 미래 문제를 논의했을 것은 확실하고, 한국 및 미국에 대한 북한의 협상전략, 더 나아가서는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닝 연구원은 “매우 급진적인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김정은이 미국과 동맹을 맺기를 원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북중 지도자간 만남이 5월 북미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면서도 “남북정상회담이 북미회담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셰일 호로위츠 위스콘신대 정치학과 교수는 북한이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국제사회의 제재ㆍ압박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중국을 공략한 시도로 해석했다. 중국은 북중 회담을 통해 이른바 차이나패싱을 일축한 기회를 얻게 됐다고 풀이했다.

호로위츠 교수는 “북중관계가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점과 중국이 여전히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보유한 채 경제제재를 완화하려는 자신의 협상전략을 시진핑에게 설명했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은 중국에게 미국의 군사행동을 억지시켜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호로위츠 교수는 그러나 중국이 대북 경제제재와 압박 대열에서 탈락하지 않는 것만이 북한을 비핵화로 이끄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제재로 인한 압박 혹은 군사행동 가능성이 북한 비핵화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는 점을 중국도 느껴야 한다”며 “중국이 이 점을 간과하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북한의 핵 보유를 자국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본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중 정상회담 자체가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을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시 주석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그림 2셰일 호로위츠 미 위스콘신대 정치학과 교수
그림 2셰일 호로위츠 미 위스콘신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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