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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차량ㆍ관리부실이 사고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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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차량ㆍ관리부실이 사고 불렀나

입력
2017.05.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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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뼈대만 남은 통학버스.
화재로 뼈대만 남은 통학버스.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유치원생 참사의 최대 미스터리는 통학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한 원인이다. 학교재단 측은 부인하지만 노후차량에 관리 부실이 겹쳤을 개연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참사는 9일 오전 8시58분쯤 웨이하이시 타오쟈쾅 터널에서 한국인 원아 10명 등 13명을 태운 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통학버스가 앞서가던 쓰레기 수거차와 추돌한 직후 화재가 발생한 데에서 비롯됐다. 이 사고로 중태인 중국인 교사 한 명을 제외하고 운전자를 포함해 12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중국 공안 관계자는 10일 “추돌 사고에 이은 화재 발생 자체가 드문 일인 데다 화염이 순식간에 버스 전체로 번진 것도 비정상적인 사례여서 정밀하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규 중세한국국제학교 재단 이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학버스 임대 계약서에 출시 4년 이하 차량만 운행키로 돼 있다”면서 “17년 전 중국에서 교육사업을 시작한 이후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 문제를 최우선시해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족들의 증언은 다르다. 7살 딸아이를 잃은 한 유족은 “아이가 4살 때부터 이번에 사고가 난 버스를 탔다”고 말했고, 다른 유족도 “아침에 유치원 버스를 태울 때마다 ‘새 버스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버스 고장이 잦았다”, “인솔교사가 2명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1명으로 줄었다” 등 재단 측의 관리 부실을 의심할 만한 얘기도 나왔다. 기사나 인솔교사가 초기에 소화기를 사용하거나 비상망치로 통유리를 깨는 등의 비상시 긴급조치를 숙지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참사 현장에서 별다른 외부 도움이 없었던 점도 의문이다. 예리윈(葉立耘) 웨이하이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은 현장을 지나치던 시민들이 사진과 영상만 찍고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나 접근이 어려웠다”면서 “차량용 블랙박스에 자동적으로 촬영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중화상을 입은 인솔교사를 주변 차량 운전자들이 구조했다”는 한 공안 관계자의 말은 예 부시장의 주장과 배치된다.

중국 측은 베이징(北京)에서 감식 전문가를 데려와 사고 원인을 정밀조사하고 있다. 예 부시장은 “질서있게 조사를 진행 중이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조사결과를 낼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터널 내 폐쇄회로(CC)TV 영상 등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이하이=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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