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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ㆍ러와 거리두기… 틸러슨ㆍ매티스가 ‘외교 폭주’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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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ㆍ러와 거리두기… 틸러슨ㆍ매티스가 ‘외교 폭주’ 제동

입력
2017.02.0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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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정착촌 신설 반대

백악관 대변인 “평화에 도움 안돼”

러시아의 우크라 개입도 비판

유엔 대사 “심각한 상황 러 책임”

트럼프 취임 전 예측과 다른 대응

절제된 외교로 과격파와 거리 둔

국무·국방 움직인 시점에 주목

렉스 틸러슨(오른쪽) 신임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 국무부에서 취임 이후 첫 외교장관 회담 상대인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오른쪽) 신임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 국무부에서 취임 이후 첫 외교장관 회담 상대인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취임 2주째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강경한 행정명령으로 내정을 뒤흔든 반면, 대외정치에서는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취임 전 친(親)이스라엘ㆍ친러시아 노선으로의 대전환을 예고한 것과 달리 이스라엘의 정착촌 신설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 등을 비판한 것이다. 예상과 달리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의 외교노선을 끌어안는 모습에 미국 언론은 해외순방중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업무를 개시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역할론을 제기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에 새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이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트럼프가 당초 주이스라엘 미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카드도 고려했지만 “추가 폭력과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어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정부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도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열중하는 대신 원칙론으로 회귀했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처음 출석한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물러서지 않으면 미국의 러시아 제재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은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할 의사가 있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의 심각한 상황에는 분명히 러시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애초에 러시아를 제재한 이유가 우크라이나 침공이었음을 생각해 달라”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남긴 당부와 공명한다.

트럼프 정부가 절제된 외교를 구사하게 된 시점은 묘하게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국ㆍ일본을 순방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공식 업무를 맡기 시작한 시점과 맞아떨어진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는 두 장관의 활동으로 과격파로 구성된 백악관 내 측근의 폭주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 분석했다. 과격한 발언으로 유럽과 주변국을 혼란시킨 트럼프와 달리 매티스는 그간 절제된 언어를 구사하며 나토와 한국ㆍ일본 등 동맹을 관리하는 데 힘을 쏟았고, 틸러슨은 “변화에 적응해달라”면서도 전임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겸손한 취임사로 국무부 관리들의 호감을 샀다. 두 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도 주요 외교사안에서 트럼프식 과격 노선과 거리를 둔 바 있다.

그럼에도 좌충우돌의 두 주를 보낸 트럼프에 대한 미국 내 반감은 여전하다. 트럼프 지지세력 ‘알트라이트(Alt-rightㆍ대안우파)’의 대표인사 중 하나인 밀로 이아노풀로스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대학에서 예정된 강연이 극심한 반대 시위로 취소되는 굴욕을 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에 참여한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해시태그 ‘우버를 삭제하라(#DeleteUber)’ 운동이 확산되는 등 사내외의 반발이 거세지자 자문위원직을 사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버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ㆍ페이스북ㆍ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정보기술(IT)기업과 함께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서한을 준비하고 있다.

경계심이 최고조에 달한 유럽 역시 대항을 위해 ‘유럽 통합’의 기치를 올릴 태세다. 2일 유럽의회 내 주요 정당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유럽연합(EU) 미국대사로 지명할 것으로 유력한 테드 맬럭 영국 레딩대 교수를 “EU에 적대적이고 악의적인 인물”이라며 대사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폴리티코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행정부를 ‘위협’으로 규정한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3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내외의 위협에 맞서 유럽 통합을 강화하자”는 선언문 채택을 제안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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