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우 기자

등록 : 2017.05.14 16:45
수정 : 2017.05.14 16:45

세월호서 조은화양 추정 유골 수습

등록 : 2017.05.14 16:45
수정 : 2017.05.14 16:45

어머니 이금희씨 “다행이다”

경기 안산 단원고 교장실에 조은화양 기다리고 있는 책상 (안산=연합뉴스)

세월호 선체 수색 중 단원고 여학생들이 머물렀던 4층 선미 다인실 객실(4-11구역)에서 9명의 미수습자중 한명인 조은화(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 1반)양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13일 발견됐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이날 오후 3시40분께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수색에서 수습한 유해의 치아에 금니가 있는 것을 확인, 미수습자 가족이 제출한 신원기록을 토대로 조 양의 것임을 특정했다.

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9)씨도 이를 확인했다.

정확한 신원 확인 과정이 필요하지만 발견된 유골은 은화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후 4시 35분쯤 가까운 곳에서 바지 안에 담긴 다수의 유골이 발견됐고, 13일에는 전날 발견되지 않은 부위의 유골들이 발견됐다. 앞서 11일에는 은화양이 쓰던 가방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가방에서는 은화양의 휴대전화와 지갑 등 소지품이 나왔다.

이날 유해가 발견된 4층 선미 객실은 사고 당시 단원고 여학생들이 머물던 숙소다. 이 장소는 세월호 침몰 당시 해저면과 가장 먼저 충돌해, 4층과 5층이 압착되면서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곳이다.

목포신항만에 머무르고 있는 이씨는 14일 “다행”이라면서도 “확률이 높을 뿐이지 아직 확인된 건 없으며 기뻐하기에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학창시절 은화양은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우등생이며, 학교생활이 성실하고 지각 한번 없는 모범생이었다. 수학을 좋아했기에 회계 분야 공무원이 꿈인 그는 가정형편을 걱정하는 속 깊은 딸이었다.

등ㆍ하교때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고 하루에도 문자와 카카오톡을 몇 번씩 주고 받았던 이들 모녀들은 항상 친구였다. 아픈 오빠를 걱정하며,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에 비용이 많다고 미안해 할 정도로 효심이 깊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당시 ‘배가 45도 기울었어’라는 문자 메시지를 끝으로 연락은 두절됐다.

세월호 침몰 1,123일만에 겨우 딸의 유해를 확인했지만 이씨는 여전히 감정을 자제하고 있다. 오랜 세월을 동고동락 해온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이씨는 그 동안 발견된 유골이 딸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다른 가족을 생각해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 가슴으로 눈물을 적셨다.

이씨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항상 두려움과 함께 공포를 안고 살았다”면서“8명을 모두 찾아서 엄마, 아빠 등 가족의 품으로 보내줘야 모두가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남겨지고, 보내봐서 알잖아요. 그래서 남는 자가 얼마나 아픈지…”

은화양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생존학생들의 추모 글도 쇄도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고 교장실에 보관되어 있는 은화양의 책상에는 꽃들도 놓였다. 은화양으로 추정된 유골은 국과수로 옮겨져 치과 기록을 토대로 치아 상태를 확인하고, DNA 감식을 거쳐 최종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는데 한 달이 소요된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은화 엄마께서 통화하시기가 어려울 것 같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무어라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은화가 별이 되어 엄마 아빠는 물론, 은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빛날 것이다”고 썼다. 이 문자를 받은 이씨도 “미수습자 가족을 만나주고 온전한 수습을 위해 마음 써주셔서 감사하다. 한 명을 특정하면 남은 8명을 못 찾았다고 마음 아파할까 봐 걱정이 된다”며 “배려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적었다.

목포=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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