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팀에 ‘비키니 쇼’ 벌인 비엣젯 벌금

불매운동 움직임… 저렴한 가격탓에 ‘미워도…’

[저작권 한국일보] 베트남 호찌민 떤션넛 국제공항 원격 주기장에서 비엣젯 승객들이 항공기 탑승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선정적 마케팅으로 비난 받고 있는 항공사지만 저렴한 가격 탓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이 때문에 불매운동이 먹히지 않는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태운 전용기에서 ‘비키니 쇼’를 벌인 베트남 비엣젯항공이 벌금을 물게 됐다.

베트남민항청은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기내 비키니 쇼를 한 베트남 저가항공사 비엣젯에 벌금 4,000만동(약 19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비엣젯은 지난 28일 중국 창저우를 떠나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대표팀 전용 특별기에 비키니 차림 모델들을 태웠다. 이들 모델은 기내에서 선수들과 코치진이 앉은 좌석 사이 통로를 걸어 다니면서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이 장면이 밖으로 알려지면서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베트남민항청은 “사전 허가 없이 비키니 쇼를 벌였다. 항공기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며 벌금 부과 배경을 설명했다. 또 비키니 쇼를 기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객실 사무장에게는 400만동의 벌금이 부과됐다.

비엣젯이 기내 비키니 쇼 때문에 벌금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호찌민시-냐쨩 구간에 첫 취항한 기내에서도 비키니 쇼를 벌였다. 당시에도 ‘항공여객사업’ 허가를 받은 비엣젯이 ‘허가 범위 밖’의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1,000달러 벌금이 부과됐다.

비엣젯이 선정적 마케팅을 반복하자 SNS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베트남의 이미지를 깎고, 더구나 베트남 대표팀 명성에 먹칠을 했다는 것이다. 비엣젯을 종종 이용한다는 현지 한 직장인은 “이 항공사의 행태가 좋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하고 있다”면서도 “일반 항공사 절반수준 가격 탓에 미워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7년째인 비엣젯의 베트남 국내 시장점유율은 40% 수준이다.

비엣젯항공은 비키니 쇼, 속옷 차림 모델을 내세운 광고 등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늘 논란을 일으켜왔다. 지난해에는 승무원이 비키니를 입은 듯한 분위기의 사진을 신년 달력에 공개해 ‘성 상품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호찌민=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2012년 호찌민시-냐쨩 구간에 첫 취항하는 기내에서 벌어진 비키니 쇼. 단트리 캡쳐

'기내 비키니' 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베트남 비엣젯의 평소 내부 모습. 승무원이 반바지에 반팔 차림이다.

'기내 비키니' 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베트남 비엣젯의 평소 내부 모습.

폐쇄된 비엣젯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