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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고문 피해자에 전기충격기 고문 45억 땅 빼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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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고문 피해자에 전기충격기 고문 45억 땅 빼앗아

입력
2017.09.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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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주려고 안기부 직원 사칭 폭행 협박

허위 혼인신고하고 토지 소유권 가로채

재산 노리고 모텔ㆍ정신병원 2년간 감금

법원
법원

과거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서 고문을 당한 60대 남성에 접근해 전기 충격기로 폭행하고 감금해 45억원 상당의 땅을 빼앗은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피해자가 정신분열증을 앓아 정상직 판단능력이 없다는 점을 노리고 공포심을 주기 위해 안기부 직원을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박재순 판사는 준사기 및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모(45)씨에게 징역 5년, 범행에 가담한 박모(58)씨와 이모(43)씨, 임모(36)씨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김모(62ㆍ여)씨에게는 징역 1년6월, 김모(36)씨와 정모(60)씨에게는 징역 8월과 징역 1년에 각각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씨 등은 서울에서 주차장을 운영하는 A(64)씨가 과거 안기부에서 고문을 당해 공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의 부동산을 가로챌 계획을 세우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이들은 2015년 1월 A씨가 거주하는 곳에 찾아가 “안기부에서 왔다”고 말하며 전기충격기로 폭행해 A씨에게 공포감을 줬다. 이후 이들은 A씨의 운전면허증 등을 이용해 일당 소속의 여성과 허위 혼인신고를 하는가 하면, ‘안기부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라’고 협박해 35억 상당의 토지 소유권을 자신들에게 돌려 놓는 등 45억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A씨를 지방과 서울의 모텔에 감금하기를 반복하다가 2015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기까지 했다.

박 판사는 범행을 전체적으로 계획한 정씨, A씨의 아픈 과거 등 범행에 이용된 정보를 제공한 박씨 등 일당들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판사는 “불행한 과거 경험을 가진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그 경험을 회상하게 됐다”며 “50억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해 실질적으로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 이들의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 판사는 “피해자는 2015년 4월부터 경찰에게 발견된 지난 4월까지 모텔과 정신병원에 감금돼 행동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됐고 그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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