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영빈 기자

등록 : 2017.07.30 16:09
수정 : 2017.07.30 20:07

허 찌른 北 “언제 어디서든 美 쏜다”

ICBM 2차 발사 파장… 심야 기습 도발로 감시 피해

등록 : 2017.07.30 16:09
수정 : 2017.07.30 20:07

北 “美 본토 내륙 도달 가능”

실전 배치 가능성 높이며 美 압박

북한이 28일 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택한 시간과 장소는 28일 밤 11시 41분 자강도였다.

야음을 틈탄 미사일 시험발사는 사실상 처음으로 24시간 미 본토가 자신들의 사정권에 들어 있음을 과시하며 미국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끌어올린 셈이다. 4일 화성-14형을 처음 쏠 때 평북 구성 발사장을 이용한 것과 달리 북중 접경 지역인 자강도 무평리로 발사 장소를 옮긴 것 또한 한미 당국의 허를 찌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적어도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ICBM을 언제 어떤 장소에서도 자유자재로 쏠 수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한 셈이 됐다.

북한 기습도발 직후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화성-14형은 최대정점고도 3천724.9㎞까지 상승하며 거리 998㎞를 47분12초간 비행하여 공해상의 설정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미국 본토 내륙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북한이 4일 시험발사했던 화성-14형은 고도 2,802㎞까지 도달해 정상각도로 쏠 경우 미 하와이를 사정거리 내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1차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ICBM이 미국을 겨냥한 도발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30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의 성공적인 대륙간탄도로켓 2차 시험발사를 눈여겨 보았을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미국이라는 침략국가도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했을 것"이라며 "미국이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모험과 초강도 제재책동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이미 천명한 대로 단호한 정의의 행동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지속적으로 ICBM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와중에 심야시간에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대목은 매우 특이하다. 북한은 지금까지 대부분 미사일 시험발사를 주간에 실시해 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심야 시간을 선택한 것에 대해 감시를 피하면서 기습발사 능력을 제고하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노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미국의 감시망을 최대한 따돌리면서 심야발사 능력을 과시하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또 1차 시험발사 장소인 평북 구성 일대에 대한 한미 군사 당국의 감시가 집중되자 자강도로 장소를 바꿨다. 자강도는 TEL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생산하는 군수공장이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생산해 보관하기에는 최적지로 꼽힌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강도의 핵시설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전략폭격기가 중국 영공에 진입해 북한 쪽으로 선회해야 타격이 가능하다"며 “북한이 감시와 타격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기습 도발은 ICBM급 미사일의 실전배치 가능성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미사일 발사 참관 뒤 ”임의의 지역과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대륙간탄도로켓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과시되었으며, 미 본토 전역이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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