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하다는 유서 남기고 자살했다"는 미확인 내용
사실관계 확인없이 경쟁적 퍼나르기로 불신 조장
대구 동구 황산테러사건 피해자 부모가 법원에 재정신청(裁定申請)을 한 가운데 ‘유력 용의자’ A씨가 자살했다는 뜬소문이 일부 매체를 통해 확대재생산되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 4일 황산테러로 숨진 김태완(당시 6세)군의 부모는 대구지검이 증거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한 유력 용의자를 기소해 줄 것을 요구하는 재정신청을 대구고법에 냈다.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잠시 등장했다가 숙졌던 A씨 자살설이 일부 매체를 통해 되살아 난 것이다. A씨가 자신은 무고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 미궁에 빠졌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소설’은 7일 오후 현재까지 상당수 매체 홈페이지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실무근”이라며 “언론에서 자살설을 문의해 와 ‘그런 일이 없다’고 확인해 주고 있다”며 “왜 그런 헛소문이 퍼졌는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죽은 사람은 기소할 수 없다는 기초적인 상식만 알더라도 자살설을 무책임하게 퍼나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유족과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재수사 요구가 제기됐고, 일부 매체에서 A씨 소재를 찾는 과정에서 곧바로 확인이 되지 않자 누군가 “자살한 게 아닌가”라며 흘린 말이 자살설로 와전됐을 가능성이다. 일각에서는 당시 유력한 용의자가 2명이었고, 그 중 1명이 자살했다는 그를듯한 해석을 내 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유력 용의자는 1명이었고, 황산테러와 관련해 자살한 용의자는 없다”며 “우리에게 단 한번이라도 확인을 요청했다면 A씨가 다른 곳으로 이사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오보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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