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09.04 20:00
수정 : 2017.09.07 15:41

“가슴ㆍ등ㆍ배 갑자기 격통 땐 대동맥 질환 의심…바로 큰 병원으로”

[다시 뛰는 심장] <3 끝> 성기익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심장외과 교수

등록 : 2017.09.04 20:00
수정 : 2017.09.07 15:41

‘혈관의 고속도로’ 대동맥 파열 땐 사망률 90% 넘어

삼성서울병원 ‘24시간 전담팀 발족’…환자 도착 즉시 치료 가능

대동맥은 심장에서 피가 나가는 ‘혈관의 고속도로’다. 대동맥이 찢어지거나(박리) 터지는(파열) 등 문제가 생기면 즉시 수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매우 위중한 질병이다. 게다가 대동맥질환 수술은 최고의 난이도와 신속성이 생명이기에 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대형’ 병원을 빨리 가는 게 답이다.

삼성서울병원은 2014년 3월 대동맥 박리와 파열 등 대동맥질환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24시간 대동맥 전담팀’을 가동했다. 심장외과 혈관외과 순환기내과 중환자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대동맥질환 전문가들이 24시간 핫라인으로 연결돼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에 나서고 있다. 365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대동맥 질환의 스페셜리스트’ 성기익(48)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를 만났다.

-대동맥을 설명하자면.

“대동맥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시작해 하복부에서 갈라져 온 몸으로 가는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동맥이다. 한마디로 ‘혈관의 고속도로’다. 혈액을 공급하는 모든 동맥은 이 대동맥에서 갈라져 나온다. 지름 2~3㎝의 관 모양이며, 대동맥의 벽은 가장 안쪽의 내막, 주로 근육으로 이뤄진 중막, 가장 바깥쪽의 외막 등 3층으로 이뤄져 있다. 심장 수축기 압력(정상 120㎜Hg)을 견디기 위해 탄력이 좋고 튼튼한 구조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해 횡격막(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으로 이루어진 막)에 이를 때까지 가슴에 있는 부위인 흉부 대동맥과 횡격막을 지나 뱃속에 있는 부분인 복부 대동맥으로 나뉜다. 나이가 들면 대동맥벽에 동맥경화가 오면서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벽이 약해진다.”

-대동맥 박리와 파열은 어떻게 다른가.

“대동맥 박리는 어떤 원인으로 인해 대동맥 내막이 찢어져 생기는 질환이다. 진성 내강(원래 피가 흐르던 공간)에서 피가 새어 나와 대동맥 중막을 분리시켜 가성 내강(박리로 인해 분리돼 새로 생긴 공간)을 만든다. 이로 인해 분지 혈관(원래 줄기에서 갈라져 나간 혈관)으로 피가 공급되지 않거나 대동맥과 연결된 대동맥판막에 역류되거나 파열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뽀개진다’, ‘칼로 찌르는 것 같다’, ‘도끼나 망치로 내려 치는 것 같다’ 등과 같이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가슴 앞쪽, 등쪽 견갑골(날개뼈) 사이, 또는 배 위쪽에 나타난다. 대개 처음에 통증이 가장 심하고 이후 몇 시간 동안 통증이 지속된다. 발생 직후 40% 정도가 목숨을 잃고 시간당 사망률이 1%씩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 대동맥 파열은 대동맥 벽이 터지는 것을 말한다. 대동맥이 파열되면 사망률이 90%가 넘을 정도로 극히 위험한 병이다. 대동맥 파열은 왼쪽 쇄골하 동맥의 바로 아래 부위와 흉곽의 맨 앞 부위인 상행대동맥에서 주로 생긴다. 대동맥 주변 조직의 유착이 있으면 그쪽으로 피가 스며 나와 통증과 함께 증상이 생긴다. 많이 파열되거나 주변의 유착 조직이 없으면 급사하기도 한다. 또한 교통사고 등 사고로 생기면 대부분 즉사한다. 대동맥 박리이건 파열이건 응급진료를 해야 하는 위중한 병이다.”

-대동맥 질환 예방법은 없나.

“심장 건강에는 왕도가 없다. 대동맥류(혈관벽이 부풀어 풍선 형태로 변형된 것)는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을 조심해야 한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 관리를 해야 하고, 고지혈증이라면 체중을 줄이고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당연히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특히 대동맥 박리는 혈압을 낮추는 게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복부 초음파검사 등을 통한 정기 검진이 필수적이다. 예방법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건강상식 그대로지만 실천이 중요하다. 덧붙여 대동맥 박리나 파열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기에 환자가 미리 알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가슴이나 복부, 등쪽 부위에 갑자기 평소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통증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119로 전화해 심장수술이 가능한 대형병원으로 가기를 당부 드린다.”

-‘24시간 대동맥 전담팀’이 필요한가.

“대동맥 파열이나 대동맥 박리는 초기 대응이 환자의 생사를 가른다. 대동막 파열이나 박리 환자가 처음 찾은 병원에 이를 치료할 의료진이나 수술실, 중환자실 등이 없어 즉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즉시 이를 갖춘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이들 질환을 치료할 병원으로 재빨리 옮기지 못하면 치료 시간이 지체돼 환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우리 병원 응급실로 이들 환자가 오거나 다른 병원에서 환자를 의뢰하면 응급실에서 혈관외과, 흉부외과, 순환기내과 교수를 호출해 환자 처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병원은 2014년 3월 대동맥 파열이나 박리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24시간 대동맥 전담팀'을 발족했다.

핫라인 전화로 다른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대동맥 환자의 진료 요청을 받는 즉시, 중환자실 병상을 확보하고 흉부수술팀, 복부수술팀을 구분해 해당팀 당직의사, 수술실, 심혈관조영실, 마취통증의학과, 체외순환실, 수술지원실 등 각 분야 담당자에게 바로 연락해 상황에 따른 전담팀이 환자 도착 즉시 치료하고 있다. 이 같은 발 빠른 초기 대응으로 환자 생존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24시간 대동맥 전담팀’의 치료 성적은 어떤가.

“수술 사망률은 환자의 수술 전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국내의 대동맥 박리나 파열의 치료성적은 사망률이 10%정도로 외국보다 우수하다. 국내의 대동맥팀이 잘 갖춰진 병원의 결과는 대략 5% 전후의 사망률을 나타난다. 수술 전 상태가 나쁜 경우를 제외하면 수술 사망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병원의 경우 2016년 134건의 대동맥 수술을 시행했고, 이 가운데 응급수술이 25%였다. 30일 이내 사망률은 2012~2016년 평균 2.5%였으며 2016년도에는 2.2%를 기록할 정도로 치료 성적이 아주 우수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성기익 삼성서울병원 24시간 대동맥전담팀장은 “대동맥 박리나 파열 등 대동맥 질환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어 미리 알아내기란 정말 어렵다”며 “혈관이 좋지 않은 사람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성기익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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