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기중 기자

등록 : 2017.09.19 04:40
수정 : 2017.09.19 09:39

국토부 장관 “집값 잡혔다”지만 8ㆍ2대책 이전보다 높아진 집값

등록 : 2017.09.19 04:40
수정 : 2017.09.19 09:39

잠실주공 5단지 최고가 기록

‘로또 청약’도 상승세 부채질

“강남•판교 등 공급 크게 늘려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모처럼 (부동산 시장) 과열 분위기가 진정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밝힌 8ㆍ2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김 장관의 말과 사뭇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8ㆍ2 대책 이후 바짝 엎드렸던 서울 아파트 값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강남권에서는 ‘로또 청약’ 열풍까지 불고 있다.

최고 1만9,3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독주택용지도 나왔다. 특히 부동산 과열 진앙지로 지목되면서 핵심 규제 대상이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꿈틀거리면서 8ㆍ2 부동산 대책 이전 수준의 가격마저 뛰어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직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처럼 추석 연휴를 전후로 그 동안 눌렸던 집값이 또 다시 급등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의 전용면적 76㎡는 지난 13일 16억원에 거래됐다. 집값이 최고 수준으로 올랐던 7월보다 3,0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호가는 17억원까지 나오고 있다. 전용 82㎡도 17억원에 거래된 뒤 호가가 20억원까지 형성되는 등 8ㆍ2 대책이 무색하게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잠실주공 5단지 가운데 잠실역 사거리에 짓는 주상복합 아파트 3개 동에 최고 50층 재건축을 허용한 게 도화선이 됐다. 잠실주공 5단지 인근 D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들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물건을 회수하면서 매도 물건이 평소의 10분의 1로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5단지 전용 53㎡도 11억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8ㆍ2 대책 이후 7,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최근 다시 가격을 회복했다. 고층 재건축이 허용되지 않은 대치동 은마아파트까지도 오름세다. 전용 76㎡는 이달 초12억3,000만~12억5,000만원에 매매됐지만 최근엔 13억원까지 거래됐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호가가 2,000만~3,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 회복세는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1∼15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0.11%나 올랐다. 지난달 11일 0.25% 떨어진 뒤 하락세를 이어온 지 불과 6주 만이다.

서울 기존 아파트 값도 상승세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 전용면적 84㎡ 고층이 7월 15억원까지 상승했다가 8ㆍ2 대책 이후 7,000만원 가량 빠졌지만 다시 가격이 오르고 있다. 현재 호가가 8ㆍ2 대책 이전 거래가 보다 높은 15억5,000만원대에 나오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가격을 이끌고 있는 마포구 역시 기존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한때 7억7,000만원까지 올랐던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공덕2차 전용면적 84㎡는 8ㆍ2 대책 이후 7억원대 초반에 거래되다 최근에는 7억5,000만원대로 회복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주 대비 0.01% 상승했다. 8ㆍ2 대책 이후 5주 연속 하락했던 매매가가 6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송파구 아파트값이 0.09% 올랐고, 그 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용산구도 0.04% 상승 전환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로또 청약’ 열풍도 집값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는 평균 168.1대 1로, 올 들어 수도권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대선 직후 부동산 급등 양상과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 기대와는 달리 시장은 8ㆍ2 대책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직전이나 직후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에 갈 곳 없는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확대 없이 수요 억제 만으로는 부작용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민준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집값을 잡으려면 공급, 특히 강남권 인근이나 판교, 과천 등에 대규모 공급을 늘려야 한다”며 “건전한 실수요층을 위한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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