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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제 안정 자신감" "대외 이미지 개선 노려" 다갈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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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제 안정 자신감" "대외 이미지 개선 노려" 다갈래 분석

입력
2015.0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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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개선 등 경제적 성과 언급, 권력 기반 확고 대내외에 표명

지난해 달리 연설 모습 30분 방영, 정면 응시·힘 있는 목소리서 여유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것으로 새해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것으로 새해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과감했다. 육성을 통해 직접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밝혔고 힘 있는 목소리로 정면을 응시하며 위엄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체제 안정화에 따른 자신감의 발로라는 평가와 동시에 남북관계 주도권 확보 차원의 ‘역제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체제 안정화에 따른 자신감의 발로

집권 이후 한 번도 외국 정상을 만난 적이 없는 30대 초반의 김정은이 이날 정상회담(최고위급 회담)을 언급한 것은 우선 체제 안정화에 따른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애초 우려와 달리 후견인인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에도 수뇌부 인사들의 강등과 복권을 반복하는 공포정치로 유일영도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신년사를 보면 주민생활 개선을 언급하며 경제적 성과도 언급하고 있다”며 “김정은 체제가 내부적으로 안정됐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가운데 안정된 권력기반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최고위급 회담 언급은) 김정일 3년 탈상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자기 시대를 열어가는 차원”이라며 “내부적으로 안정된 권력을 바탕으로 예전보다 전향적으로 제안해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반대로 김정일 3년 탈상을 마친 김정은이 체제 안정화를 더욱 공고화하기 위해 자신감을 가장하는 포석으로 정상회담 카드를 제시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남북관계 주도권 확보 목적의 ‘역제안’ 분석도

김정은이 남북관계 주도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정상회담을 역제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최근 제안한 남북 당국회담 대신 고위급 접촉 개최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통일준비위원회를 내세운 새로운 방식의 남북 당국회담을 북한에 전격 제안했다. 신년사 발표를 앞둔 북한 입장에서는 남측의 선제적 제안으로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실제로 북한은 이날 정부가 통준위 명의로 제안한 남북 당국회담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정부가 제안한 남북 당국회담이 아닌 최고위급회담이나 고위급접촉, 부문별 실무회담을 언급한 것은 우리 측이 제안한 통준위 주체의 대화는 거부하고 자신들이 주도하는 고위급접촉이나 장관급 회담 등 새로운 형태의 대화로 수정 제의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최고위급 회담’언급은 정부의 회담 제의에 대한 화답이라기 보다는 역제안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대외 이미지 개선을 노렸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임을출 교수는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나 영화 ‘인터뷰’논란 등 대외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함으로써 북한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대외적 메시지도 이번 신년사에 담겼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군사연습이나 비방중상 중단 등 회담의 전제조건을 앞세운 점을 감안할 때 단순히 대외적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힘 있는 목소리로 정면 응시

김정은은 이날 과거보다 한층 더 힘 있는 목소리로 정면을 응시하며 신년사를 연설했다. 지난해에는 신년 연설 26분 동안 김정은의 모습은 첫 부분과 끝 부분 3분 가량만 공개되고 나머지는 노동당사 건물이 대신 화면을 채웠다. 그러나 이날 김정은의 연설 모습은 약 30분간 내내 방영됐으며 한층 성숙하고 위엄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남 관계를 언급한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는 산만하게 어깨를 좌우로 흔드는 등 과거와 같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정은 연설 도중에 박수 소리와 함께 노동당사 건물이 화면에 나왔으며 김정은이 체육 부문의 성과를 언급할 때는 국제 체육대회에서 선전한 북한 운동선수들의 활약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내보내기도 했다. 임을출 교수는 “지난해에는 장성택을 제거하고 바로 신년사를 발표해서 좀 불안정한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올해는 내부 권력을 안정적으로 다져 놓아서 그런지 지난해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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