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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탈출 땐 정면 보고 발부터 뛰어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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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탈출 땐 정면 보고 발부터 뛰어내려요”

입력
2017.10.17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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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대처 학습 부평안전체험관

세월초 참사 계기 재작년 개관

전국 최초로 해상풍수해체험

지진ㆍ화재대피 등 실전 교육

月3600명 방문 높은 관심 받아

12일 오후 인천 부평안전체험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해상풍수해체험관에서 선박 탈출 체험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인천 부평안전체험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해상풍수해체험관에서 선박 탈출 체험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동 부평안전체험관 내 해상풍수해체험관. 구명조끼를 입은 6살 유치원생들이 왼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오른손으로 몸 중요부위를 가린 채 선박처럼 꾸며 논 세트장 난간에 서서 순서대로 뛰어내렸다.

세트장은 선박이 암초에 부딪힌 상황을 가정해 ‘쿵’ 충돌하는 소리와 함께 이미 파란색 공이 담긴 볼풀 쪽으로 20도 가량 기울어져 있었다. 갑작스런 기상 악화로 선체에 이상이 생겼다는 안내방송도 세트장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시선을 정면으로 하고 발부터 떨어져야 합니다. 사람은 머리 쪽이 무겁기 때문에 시선이 아래로 향하면 배부터 떨어져 장기를 다칠 수 있습니다”라는 안전체험관 교관의 설명에 아이들의 표정은 볼풀이 진짜 바다가 된 것처럼 진지하기만 했다.

자녀들과 함께 온 어머니들도 “아이는 보호자가 안고 뛰어내려야 합니다. 아이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기 때문에 더 앞을 보고 뛰어야 하고 아이들의 머리가 보호자 턱에 부딪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볼풀로 몸을 던졌다.

이날 체험관을 찾은 학부모 장희나(39ㆍ여)씨는 “선박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로 알려주는 곳은 많지만 몸으로 해보는 곳은 많지 않다”라며 “유치원에서도 지진이나 소방과 관련한 훈련을 하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해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다양한 실전 체험을 통해 재난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부평안전체험관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 2015년 6월 문을 열었다. 전국 최초로 선박 탈출 체험을 할 수 있는 해상풍수해체험관, 진도 7의 지진과 붕괴된 건물에서 탈출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지진ㆍ심폐소생술체험관, 지하철 화재와 지하상가 대피 체험이 가능한 지하공간체험관 등을 갖췄다.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 대처 요령과 건물 탈출용 기구인 완강기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세트장, 차량 사고와 화재를 간접 경험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안전체험관 이용자는 지난달 말 10만명을 돌파했다. 월 평균 3,641명에 이르며 이용자 10명 중 4명은 유치원ㆍ어린이집 원생이나 초ㆍ중ㆍ고 학생이다. 올해 기준으로 2회 이상 찾은 사람도 35%에 이를 만큼 재방문율도 높다.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한 기관도 서울시민안전체험관, 경기도교육청 등 67곳에 달한다.

안전체험관 관계자는 “매달 1일 그 다음달까지 두달치 예약을 받고 있는데 하루 만에 다 찰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고 있다”라며 “기존 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험관 이용은 무료이며 예약은 홈페이지(http://safe.icbp.go.kr)에서 받는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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