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로 1.8%p차까지 추격
“대선후보 단일화해야” 62%
文 선택이 安보다 3.5%p 높아
호남 민심을 놓고 경쟁 중인 두 야당에 대해 호남은 여전히 ‘확실한 답’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ㆍ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냈지만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현재 더민주의 지지율은 국민의당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의당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5명 중 3명은 야권의 대선 후보가 단일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의 대선가도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현재 대선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 더민주 지지율은 34.4%로 국민의당 지지율(36.2%) 수준에 근접했다.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에 크게 졌지만 50여일 사이 지지율이 상당 부분 회복,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비례공천 파동 등으로 국민의당에게 역전 당한 지난 2월 이전 상황으로 빠르게 회복 중이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호남 유권자들이 총선에서 전략적 투표를 통해 국민의당을 밀었지만 이제는 두 야당에 큰 차별을 두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호남 민심의 향배를 파악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비슷한 수준의 지지를 받는 가운데 대선 후보 단일화 목소리도 이 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바람직하다’(44.2%)와 ‘바람직하지 않다’(45.3%)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호남지역에서는 단일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62.3%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30.4%)의 2배를 웃돌았다. 호남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반이 없는 국민의당이 호남 유권자들로부터 단일화 요구를 받고 있는 만큼 국민의당은 향후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에서 유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호남 민심은 내년 대선에서의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를 묻는 설문에서도 나타났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22.8%로 안철수 공동대표(19.3%)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특히 호남지역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서 안 공동대표의 적합도는 전국 평균(22.6%)보다도 낮았다. 호남 유권자들은 국민의당을 지지하면서도 대선 후보감으로는 더민주의 문 전 대표에 더 호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두 야당에 대한 호남 민심의 ‘저울질’이유는 집권 정당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견해로 어느 정도 해석이 가능하다. 차기 대선에서 어느 정당이 집권해야 하는지를 물은 설문에서 ‘야당이 집권해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57.8%였지만, 호남지역에서는 73.4%로 정권 교체 요구 수준이 가장 높았다.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를 심판했지만 총선 후 두 야당에 비슷한 지지를 보냄으로써 정권을 교체할 세력 범주에 여전히 더민주를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한울 고려대 연구교수는 “지지정당과 지역구 의원에게 모두 2표를 행사했던 총선과 달리 내년 대선에서는 유권자 한 명이 한 표밖에 행사할 수 없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 요구는 높아질 수밖에 없고,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두 야당의 경쟁이 본격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해당 조사는 한국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2016년 6월 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임의전화번호걸기(RDD)에 의한 유ㆍ무선 전화 면접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추출은 지역ㆍ성ㆍ연령별 인구비례에 따라 할당 추출했고, 2016년 5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통계를 기준으로 각각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0.4%.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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