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공산당이 정부 지휘
당원 8800만명 피라미드 구조
중국의 정치시스템은 ‘치열한 경쟁’과 ‘철저한 검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구의 시각에서 보면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요소가 많지만 공산당 내부에서 오랜 기간 검증하고 경쟁시켜 능력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국 정치제도의 기본구조는 공산당의 통일적인 영도 하에 인민대표대회제도와 다당협력(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민족구역 자치제도, 기층민중자치제도를 실시하는 것이다. 형식상의 최고 권력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국무원(행정부)과 중앙군사위원회(군), 최고인민법원(사법부), 최고인민검찰원(검찰)을 포괄하는 형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산당이 정부를 지휘한다. 국무원의 각 부처에는 부장(장관)이 있지만 실질적인 정책 결정은 공산당 내 해당분야 소조에서 이뤄진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조장을 맡고 있는 12명 안팎의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구성원 중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서열이 한참 후순위인 게 단적인 예다. 인민해방군의 실질적인 통솔권 역시 공산당 중앙군사위에 있다.
공산당은 철저한 피라미드형 구조다. 전국적으로 8,800만명이 넘는 당원이 있고, 지역ㆍ직능별로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를 앞두고 2,200여명의 전국대표를 뽑는다. 이들 전국대표는 당대회에서 200여명의 중앙위원과 160여명의 후보위원을 선출한다. 중앙위는 대체로 1년에 한차례 회의를 개최하는데, 폐회 기간에 당의 사업을 지도할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을 선출한다. 정치국은 다시 이들 가운데 7명의 상무위원을 뽑는데 서열 1위가 공산당 총서기로 국가주석을 겸한다.
공산당원만 해도 기존 당원 2명의 추천과 당 기관의 심사ㆍ비준을 거쳐야 한다. 정부기관부터 학교ㆍ직장 등에 거미줄처럼 뻗쳐 있는 이들 당원 중에서 30~40년에 걸쳐 능력을 검증받은 이들만 몇 단계를 거쳐 지도자가 될 수 있다. 태자당이니 상하이방이니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이니 하는 정파가 존재하고 권력 암투가 치열하지만 기본적으로 능력이 뒤처지는 이들은 도태할 수밖에 없는 치열한 경쟁체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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