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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위급 대표단, 전격 말레이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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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위급 대표단, 전격 말레이 방문

입력
2017.02.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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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보름째인 28일 오후 (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에 도착한 리동일 전 북한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가 차에서 내리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뉴시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보름째인 28일 오후 (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에 도착한 리동일 전 북한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가 차에서 내리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28일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북한 차석대사가 포함된 고위급 대표단을 말레이시아로 급파했다. 김정남 시신을 인도 받기 위한 것은 물론, 사건 조기 수습을 통해 자국에 불리하게 이어지는 기류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리 전 차석대사는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류기간 말레이 측과 세 가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의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게 첫 번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의 석방 문제,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안건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남 살해 혐의로 구속된 리정철(46)을 석방하고, 이번 사건을 통해 수교 44년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양국 관계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의 노림수에도 김정남 피살 사건의 배후가 김정은 정권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말레이와 관계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가 자국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북한이 비난하자 “외교적으로 무례하다”고 지적했고,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는 “북한과의 외교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특히 영국이 27일(현지시간) 말레이에 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공유할 것을 촉구하자, 하미디 부총리는 다음날 “말레이시아는 사법 절차가 마무리된 후 국제 정보당국들과 DNA 보고서와 부검 보고서, 화학실험 결과, 공항 CCTV 자료 등을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화답해 국제사회 측에 힘을 실었다.

리 전 차석대사는 말레이 당국과 시신 인수 문제를 협상하고, 리정철의 직접 범행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그의 석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은 28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수사할 것”이라며 “그들(대표단)은 우리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북한대표단의 시신 인도 요구를 거절했다.

한편 말레이 경찰은 구금 영장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는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 등 2명의 용의자를 1일 기소하는 데 이어, 이번 주 중에 리정철도 김정남 살인 혐의로 기소한다는 계획이다.

쿠알라룸푸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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