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이 36년 만의 한파에 얼음왕국으로 변했다.
23일과 24일 중국에선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이틀간 올 겨울 최저 기온을 기록한 기상 관측소는 전국에 걸쳐 2,000여 곳이나 됐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건허(根河)시 렁지춘(冷極村)에서는 기온이 영하 58도까지 떨어졌고 건허시 진허(金河)진에서는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햇무리도 목격됐다.
23일 영하 14도까지 떨어진 베이징의 주요 거리와 관광지는 24일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와, 방한화, 털모자 등으로 ‘중무장’을 했다. 베이징의 스차하이(什刹海)에선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 ‘북극곰 수영’에 나서는 시민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24일 오전 상하이도 영하 7.2도를 기록했다. 이는 36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였다. 23일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에서는 20~50㎜의 눈이 내리면서 50여개 도로가 끊기고 259개 버스 노선과 1,468대의 차량 운행이 정지됐다.
중국 전역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춘제(春節ㆍ우리의 설)를 앞두고 고향으로 가는 귀성객은 첫날부터 발을 동동 굴어야만 했다. 춘제 연휴는 공식적으로는 2월7일~13일이지만 중국은 1월24일~3월3일 40일을 춘제특별운송기간(춘윈ㆍ春運)으로 정해 특별 열차와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24일 한파가 덮치며 춘윈 첫날부터 전국 각 공항마다 항공기 운항이 큰 자질을 빚었다.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 여객터미널은 아예 폐쇄됐다. 하이커우 공항에선 한 때 여행객 2만여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충칭에서도 항공편 377편이 취소되고 200편 가까이가 연착됐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는 수천편의 항공기가 운항에 차질을 빚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만에도 혹한으로 북동부지역에서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대만 중앙통신 등이 전했다. 통상 1월 평균 영상 10~15도였던 기온이 영상 4도대까지 떨어진 탓이다. 사망자들은 저체온증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동사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베이의 낮은 기온은 1972년 1월 3.2도를 기록한 이래 최저치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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