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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덕분에… 반갑구만,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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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덕분에… 반갑구만, 반갑습니다

입력
2015.11.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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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조금산- 가수 임병수 ‘추억의 스타들’

실제 마다가스카르 피켓걸 유용신씨도 화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극중 김성균(사진 위 왼쪽)이 따라해 주목 받은 “반갑구만, 반가워요”는 KBS2 ‘유머1번지’ 코너 ‘북청물장수’에서 조금산(오른쪽)이 한 개그다. 극중 덕선(아래 왼쪽)이 스페인어로 부른 노래는 임병수(오른쪽)가 1985년 낸 ‘아이스크림 사랑’. 방송캡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극중 김성균(사진 위 왼쪽)이 따라해 주목 받은 “반갑구만, 반가워요”는 KBS2 ‘유머1번지’ 코너 ‘북청물장수’에서 조금산(오른쪽)이 한 개그다. 극중 덕선(아래 왼쪽)이 스페인어로 부른 노래는 임병수(오른쪽)가 1985년 낸 ‘아이스크림 사랑’. 방송캡처

요즘 중·고등학생 사이 유행하는 놀이가 하나 생겼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김성균이 오른손을 번쩍 든 뒤 덕선(혜리 분)의 손을 잡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반갑구만, 반가워요”라고 하는 모습을 따라하는 것이다. 서울 합정동에 사는 윤보라(39)씨는 26일 “지난 주말 딸과 롯데월드를 갔는데 교복을 입은 남학생 둘이 ‘반갑구만, 반가워요’ 개그를 하고 후다닥 뛰어가는 걸 보고 한참을 웃었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직장인들이 아침인사나 회식자리에서 이 개그로 친분을 나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80년대 개그프로그램에서 활동했던 조금산(왼쪽)과 2015년 그의 모습(오른쪽). 조금산은 현재 문화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조금산 제공
1980년대 개그프로그램에서 활동했던 조금산(왼쪽)과 2015년 그의 모습(오른쪽). 조금산은 현재 문화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조금산 제공

‘반갑구만’ 조금산 “튀려고 만든 개그”

1986년 유머1번지 코너 유행어

美서 쇼호스트 활동하다 귀국

문화 콘텐츠 사업 준비하고 있어

6일 방송을 시작한 ‘응답하라1988’의 열풍이 약 30년 전 유행했던 개그와 노래를 현재로 소환했다. 그 추억의 인물 중 한 명이 개그맨 조금산(52)이다. KBS2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1번지’에서 1986년 첫 선을 보인 코너 ‘북청물장수’에서 “반갑구만, 반가워요” 유행어를 낳은 주인공이다. 1930년대 북한의 북청 출신 물장수들의 억척스러운 삶을 다룬 콩트에서 그는 일본 유학생으로 나와 장두석 이봉원 등과 등장할 때마다 요란한 인사를 했다. 이 개그는 어떻게 나왔을까. 26일 전화로 만난 조금산은 “아이고, 그 옛날 개그를”이라고 쑥스러워하며 “오버 연기로 눈에 띄고 싶어 만든 개그”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1984년 개그콘테스트에 입상해 개그를 시작한 그는 ‘북청물장수’를 함께 했던 장두석, 이봉원, 임미숙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다. 조금산은 “열 마디 하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조연이 되자”는 생각으로 등장할 때 하는 인사를 요란한 몸 인사로 바꿨다. 이 캐릭터를 만들기까지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북청물장수’는 조금산에게 제주도에까지 팬을 만들어 줄 만큼 고마운 코너였지만, 넘지 못할 벽이기도 했다. 조금산은 “이후 PD들이 다 그렇게 소리지르는 캐릭터를 원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뒤이은 ‘쇼비디오자키’ 코너 ‘네로25시’(1987)에서도 목청 높은 신하로 나왔다. 개그맨 심형래와 친분이 두터웠던 그는 ‘영구 헐크와 형래 대부’ 등 심형래가 코미디 영화에 다수 출연하며 활동영역을 넓히는가 싶더니 2002년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개그 무대가 더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조금산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홈쇼핑채널 쇼호스트로 활동하다 8년 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귀국 후 뮤지컬에 출연하기도 한 조금산은 “다시 방송 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며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1집 '약속' 앨범 속 임병수(왼쪽)와 31년 뒤인 최근 임병수(오른쪽)의 모습. "'응답하라 1988'에 내 노래가 나와 좋았다"는 그는 "내년 신곡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병수 제공
1집 '약속' 앨범 속 임병수(왼쪽)와 31년 뒤인 최근 임병수(오른쪽)의 모습. "'응답하라 1988'에 내 노래가 나와 좋았다"는 그는 "내년 신곡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병수 제공

스페인어 노래 임병수 내년 신곡 발표

염소 울음 같은 창법으로 유명

라틴 음악 분위기 5곡 작업 중

가수 임병수(55)도 ‘응답하라 1988’가 소환한 추억의 가수다. 극중 덕선이 스페인어를 할 줄 안다며 부른 노래는 임병수가 부른 ‘아이스크림 사랑’이다. 1982년 루이스 미겔이 낸 ‘Directo al Corazon’를 리메이크해 1985년 2집 ‘사랑이란 말은 너무 흔해’에 실어 인기를 누린 곡이다. “드라마에 내 노래가 나와 기분이 좋았다”는 임병수는 “‘아이스크림 사랑’은 타이틀곡인 ‘사랑이란 말은 너무 흔해’보다 더 인기를 누린 곡”이라고 웃었다. 20대에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원곡을 접했다는 그는 1집 ‘약속’을 낸 뒤 지방 행사를 가는 길에 원곡을 차에서 흥얼거리며 불렀다가 “한 번 곡으로 내봐라”는 작곡가 지예의 제안에 ‘아이스크림 사랑’을 발표했다.

임병수는 유독 스페인어곡과 인연이 깊은 가수다. ‘아이스크림 사랑’ 외에도 스페인어가 실린 ‘아모르미오’를 발표해 인기를 누렸다. 볼리비아에서 10년 넘게 살며 스페인어를 익힌 임병수는 “처음엔 스페인어 노래를 낯설어 했지만 어느덧 팬들이 하나 둘씩 스페인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어떤 팬 한 명은 내 노래를 듣고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해 멕시코 대사관에 취직하기도 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임병수 하면 나오는 얘기가 ‘염소 창법’이다. 염소 울음 같은 가창법에 붙은 별명이다. 이를 두고 임병수는 “이젠 나이가 들어 목소리가 많이 허스키해졌다”며 “예전 같은 염소목소리는 이제 조금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2007년 이후 음반을 내지 않았던 임병수는 내년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임병수는 “현재 라틴 음악 분위기 나는 5곡을 작업해 둔 상태”라며 “내년엔 신곡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극중 서울올림픽 피켓걸로 나오는 덕선(사진 왼쪽)의 모습은 실제 피켓걸로 활약한 여성들(오른쪽)을 모티브로 했다. 방송캡처·서올올림픽기념관 제공
극중 서울올림픽 피켓걸로 나오는 덕선(사진 왼쪽)의 모습은 실제 피켓걸로 활약한 여성들(오른쪽)을 모티브로 했다. 방송캡처·서올올림픽기념관 제공

올림픽 피켓걸 27년 전 집에는

드라마 내용과는 달리

피켓걸 못하고 시상식 요원 활동

실제 165cm 키에 예쁜 외모

“그땐 동네 스타… 결혼해 잘살아요”

‘응답하라 1988’이 소환한 추억은 유행어와 노래뿐만이 아니다. 드라마가 처음 방송되고 시청자의 눈길을 끈 건 서울올림픽 때 등장했던 ‘올림픽 피켓걸’이다. 극중 덕선이 마다가스카르의 피켓을 들고 연습하는 장면이 나와 더불어 당시 실제로 마다가스카르 피켓을 들었던 일반인에게까지 시청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그 주인공은 당시 상명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유용신씨다. 드라마에선 마다가스카르가 불참을 선언해 덕선이 우간다의 피켓걸로 나오지만 현실은 달랐다. 서울올림픽기념관 관계자에 따르면 유씨는 당시 마다가스카르가 불참해 피켓걸이 아닌 대회 시상식 요원으로 활동했다. 개막식에 서지 못한 대신 레슬링 경기장에서 자원봉사를 한 것이다.

165cm의 키에 예쁜 외모가 돋보였던 유씨는 어떻게 변했을까. 27년 전 집주소인 서울 상도동으로 찾아가보니 유씨는 10여년 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없었다. 대신 유씨를 아는 동네 주민은 “(유)용신이가 그 땐 동네 스타였다”며 “결혼해 잘 살고 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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