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현우 기자

등록 : 2017.12.07 04:40
수정 : 2017.12.07 08:25

수소차 본격 출시 한 달 남았는데… 충전소 전국에 6곳뿐

등록 : 2017.12.07 04:40
수정 : 2017.12.07 08:25

현대차 내년부터 전 세계 시판

국내 인프라는 걸음마 단계

연구용 충전소 포함해도 11곳

정부 “시장성 불확실” 지원 꺼려

설비 대폭 늘리는 中, 日과 비교

현대자동차의 수소충전소.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자ㆍ정보통신(IT) 전시회인 ‘CES 2018’에서 차세대 수소 전기차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차세대 수소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가 현재 생산되는 수소차보다 165㎞ 늘어난 580㎞에 이르고, 최대 출력도 20% 이상 향상된 163마력에 달해 동급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성능을 갖췄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현대차는 또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차세대 수소 전기차를 운행하며 전세계에 차세대 수소차의 성능을 과시할 계획이다.

내년이 우리나라 수소차 상용화의 원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1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재 국내에는 수소차 충전소가 11개(연구용 5개 포함)뿐이다. 전국 1,320곳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시설에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다. 게다가 수소차 구매 보조금(현재 정부 지원금 2,750만원)을 확대하려는 정책도 논의가 길어져 내년 초 수소차를 사려는 국내 소비자는 대형 승용차급의 비용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의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평가 받는 수소차가 출시 준비를 마쳤음에도 인프라와 제도 미비로 제대로 보급되지 못할 형편이다.

수소차 인프라 구축이 이처럼 늦어지는 것은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에는 시장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지원을 주저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에 수소충전소 14곳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지난 2년간 완공된 충전소는 울산과 창원에 각각 1기씩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수소차 500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그 3분의 1 수준인 160여대를 보급하는 데 그쳤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는 수소충전소는 11기마저도 대부분은 연구소나 기업 내부용이고, 일반인이 충전할 수 있는 곳은 6곳에 불과하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수소차 10만대 보급과 충전소 210곳 확충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 속도로는 결국 헛공약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수소 충전소 한 곳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만 30억원에 달한다”며 “현재 전기차가 대세인 상황에서 예산 부족까지 감안하면 수소차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개발 경쟁에서 일본 중국 등에 앞서기 위해서는 보급 확대를 통해 생산비를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친환경차 개발에서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배경엔 전기차 인프라 확충 및 판매지원금 등에서 중국 정부의 충분한 지원이 있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시장이 궤도에 오르자 이번엔 글로벌 수소차 시장 선점을 위한 ‘수소차 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9일 장쑤(江蘇)성 루가오(如皐)시에서 개최한 국제연료전지 대회에서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차와 충전소를 각각 100만대, 1,000기 이상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개발 중인 수소차의 연료전지 및 모터 성능, 내구성 등은 아직 우리나라 기술에 비해선 뒤떨어져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지금처럼 뒷짐만 지면 전기차에서 중국에 밀렸듯 수소차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도 2020년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수소 사회’를 선언한다는 포부를 갖고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소 충전소 설비 비용 80%를 국고로 지원해 전국에 있는 수소충전소 91개를 2020년까지 160개로 2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는 충전소 설치비용의 50%를 지원하는 등 재원 측면에서도 일본에 뒤처지고 있다”며 “수소차 대중화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지원 없인 한국이 수소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소차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하기 위한 첫 단계로 정부 내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수소차 규제와 관련해 환경부와 산업부, 국토교통부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문제에선 지방자치단체도 연관돼 정책 추진에 혼선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자체가 현재 수소충전소 건설ㆍ운영을 전담하고 있어,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충전소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 지원책의 하나로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사업을 민간기업도 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진남 경일대 신재생에너지학부 교수는 “정부의 충전소 건립비용 지원대상에 민간기업은 배제돼있다”며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넓혀야 충전소 인프라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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