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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삭 기자

등록 : 2017.08.01 18:08

미국, 마두로 직접 제재했지만 실효성은 “글쎄”

등록 : 2017.08.01 18:08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지난달 31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전날 제헌의회 선거 반대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철야 집회에 참석해 낙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뉴스

미국이 야권과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추가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해관계 탓에 마두로 정권의 목줄을 끊을 수 있는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는 빠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 기업 및 개인과의 거래도 금지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마두로는 나쁜 대통령을 넘어 민심을 저버린 독재자”라고 비판했다. 미 정부는 같은 달 26일 베네수엘라 고위 정부인사 13명에게 동일한 제재를 부과하면서 제헌의회 선거가 실시될 경우 추가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었다.

하지만 마두로의 정권 연장 야욕을 멈추게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란 평가가 많다. 우선 미국에 마두로의 금융자산이 존재하는지조차 불분명하다. 현지 경제분석기관 에코아날리티카의 아스드루발 올리베로스 이사는 “미국 은행에는 마두로의 달러가 있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북한이나 시리아의 독재자와 같은 반열에 올려 놓겠다는 상징 조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경제의 주수입원인 원유금수 조치가 제외된 것도 제재 효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미 정부는 당초 원유수입 중단 카드를 제재 목록에 올려놨으나 최종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 언론은 석유제재 방안이 빠진 원인을 트럼프 정부의 정치적 셈법에서 찾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베네수엘라의 제3 원유 수입국이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수입을 전면 금지할 경우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가량 오르게 돼 유가 안정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트럼프 정부 입장에선 민간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마두로에게 매를 들기를 원하지만 치솟을 기름값과 가스비 걱정에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마두로도 이런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인지 이날 국영TV에 나와 “제국주의 명령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미국의 제재에 콧방귀를 뀌었다.

마두로 정권을 제어할 선택지가 줄어들면서 베네수엘라 사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보당국은 1일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저명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즈와 안토니오 레데즈마를 전격 체포해 구금하는 등 반정부 운동을 계속 탄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서방의 신규 제재로 이미 파탄 난 베네수엘라 경제가 더욱 수렁에 빠져들면 ‘피의 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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