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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묵묵히… 8강 이끈 ‘언성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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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묵묵히… 8강 이끈 ‘언성 히어로’

입력
2018.07.06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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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최초로 월드컵 벤치 앉은 

 크로아티아 매니저 올리바리 

 선수들에게 ‘수호천사’로 통해 

 이변의 스웨덴 강한 조직력 뒤엔 

 스포츠 심리 전문가 에크발 

프랑스 축구 대표팀의 디디에 데샹 감독을 보좌하며 8강 진출에 힘을 보탠 언성 히어로 가이 스테판 코치(왼쪽). AP 연합뉴스
프랑스 축구 대표팀의 디디에 데샹 감독을 보좌하며 8강 진출에 힘을 보탠 언성 히어로 가이 스테판 코치(왼쪽). AP 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팀을 8강에 올려놓은 주역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찬사를 받는다. 주로 골을 넣은 선수, 선방을 펼친 골키퍼가 그 대상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팀에 헌신하며 8강 진출에 힘을 보탠 ‘언성 히어로’(Unsung Heroㆍ소리 없는 영웅)도 있다. 언성 히어로는 선수 시절 박지성(37)이 자주 들었던 용어다. 그 동안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숨은 영웅’들을 국제축구연맹(FIFA)이 5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크로아티아 팀 여성 매니저 이바 올리바리. FIFA 홈페이지 캡처
크로아티아 팀 여성 매니저 이바 올리바리. FIFA 홈페이지 캡처

가장 눈길이 가는 언성 히어로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여성 매니저 이바 올리바리다. FIFA에 따르면 올리바리는 월드컵 사상 최초로 경기 중 대표팀 벤치에 앉은 여성이다. 전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으로 14세 이하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크로아티아축구협회엔 1992년 입사했고, 현재 매니저로서 선수단의 장비 운송, 이동 계획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선수단 사이에선 ‘수호천사’로 통한다.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는 “쉽지 않은 매니저 일을 하는 위대한 사람”이라며 “서로 알고 지낸 지는 10년 됐고, 선수단 모두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대표팀의 스포츠 심리 전문가 다니엘 에크발. 유튜브 캡처
스웨덴 대표팀의 스포츠 심리 전문가 다니엘 에크발. 유튜브 캡처

24년 만의 8강행을 이뤄낸 스웨덴의 조력자는 스포츠 심리 전문가 다니엘 에크발이다. FIFA는 “스웨덴의 성공에는 에크발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이 2016년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수단 결속을 위해 에크발을 영입했다. 에크발은 선수들에게 다가올 경기를 앞두고 정신력을 어떻게 관리 해야 하는지 등을 개인 또는 집단 면담을 통해 알려준다. 월드컵을 앞두고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33ㆍ크라스노다르)는 “에크발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배웠다”면서 “우리는 이전 대회보다 준비가 잘 됐다”고 자신했다. 실제 자신감은 경기력으로 이어져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잉글랜드의 공격 전담 코치 앨런 러셀. 잉글랜드축구협회 홈페이지
잉글랜드의 공격 전담 코치 앨런 러셀. 잉글랜드축구협회 홈페이지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저주를 풀어낸 잉글랜드는 생소한 직함인 ‘공격 코치’ 효과를 봤다. FIFA는 “잉글랜드가 효율적인 축구를 할 수 있었던 데는 앨런 러셀 코치의 공이 컸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미국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러셀 코치는 직접 회사를 운영하며 개별 선수나 팀과 협업해 공격수에 특화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전문 코치로 활동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엔 지난해 합류해 해리 케인(24ㆍ토트넘) 등 공격수들과 개별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대표팀 감독은 “고참급 선수일수록 기술적인 부분을 소홀히 할 수 있는데, 러셀 코치는 명확하게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언성 히어로 중 선수는 우루과이 수비수 막시 페레이라(34ㆍ포르투)와 벨기에 미드필더 악셀 비첼(29ㆍ텐진 콴잔), 러시아 미드필더 유리 지르코프(35ㆍ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3명이 꼽혔다. 페레이라는 이번 대회에서 1분도 뛰지 못했지만 대표팀 내 가장 많은 A매치 출전 기록(125경기)을 보유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주장 디에고 고딘은 “페레이라의 경험은 ‘젊은 피’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루과이 대표팀의 막시 페레이라(오른쪽). AP 연합뉴스
우루과이 대표팀의 막시 페레이라(오른쪽). AP 연합뉴스

차분한 성격의 비첼은 전통적인 플레이 메이커보다 살짝 처진 위치에서 공수를 모두 잘하는 ‘딥 라잉 미드필더’(Deep Lying Midfielder) 역할을 수행하며 코칭스태프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FIFA는 비첼에 대해 “벨기에 대표팀에서 비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아킬레스건 통증을 안고도 투혼을 발휘한 지르코프는 러시아의 8강행에 힘을 보탰다. FIFA는 “8강 진출 공로를 인정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나머지 2명은 감독을 보좌하는 어시스턴트 코치인 프랑스의 가이 스테판 코치와 브라질의 클레버 사비에르 코치다. 둘은 각각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 치치 브라질 감독과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왔다. FIFA는 스테판 코치를 대표팀 캠프 내 ‘아버지’라고 표현했다. 노엘 르 그라트 프랑스축구협회장은 “스테판 코치는 신의 있고, 정직하고, 효율적이며 지능적”이라고 평했다. 치치 감독과 17년 동안 호흡을 맞췄던 사비에르 코치는 치치 감독이 가장 신뢰하고 존중하는 코치로 평가 받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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