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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에 떠난 해외봉사 “꿈 없던 아이들 변하는 모습 가장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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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에 떠난 해외봉사 “꿈 없던 아이들 변하는 모습 가장 행복”

입력
2017.07.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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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공직 마친 김장철 월드프렌즈 코이카 봉사단원

“인생 후반부, 보람된 일 하고 싶었다”

“봉사의 의미 성찰하는 초심 잃지 않아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봉사활동 중인 김장철 월드프렌즈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이 지난해 3월 현지 고아원에서 한 아이와 손을 맞잡고 있다. KOICA 제공.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봉사활동 중인 김장철 월드프렌즈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이 지난해 3월 현지 고아원에서 한 아이와 손을 맞잡고 있다. KOICA 제공.

“전반부 인생을 감사하게 잘 마쳤기 때문에 후반부엔 다른 이들을 위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2015년 10월부터 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으로 인생 이모작을 시작한 김장철(61)씨가 20개월째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곳은 중앙아메리카의 작은 섬나라 도미니카 공화국이다. 고아시설인 ‘SOS 어린이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게 그의 몫이다.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환갑의 나이에 먼 타국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소회를 담담하게 전했다.

김씨는 한국감정원에서 35년간 근무한 공무원이었다. 2014년 정년 은퇴 후 진로를 고민하다 우연히 ‘월드프렌즈 코이카 봉사단’에 대해 알게 됐고, 인생 후반부를 보람차게 살자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훌쩍 떠났다. 편안한 노후를 생각해도 좋을 나이에 택한 도전이었다.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다 보니 언어장벽으로 수업 진행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은 나에게 컴퓨터를 배우고, 나는 아이들에게 스페인어를 배우자는 마음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더디지만 조금씩 아이들과의 소통이 이뤄졌다. 안타까웠던 것은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 봐도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던 순간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고아원 생활을 하다 보니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해 줄 멘토가 없었던 것”이라며 “멘토로서 꿈과 비전을 심어줘야겠다고 그 순간 다짐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컴퓨터만 가르치는 게 봉사 활동의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노력의 결실인 듯 SOS 어린이마을 기관장이 최근 “아이들이 예전과 달라졌다. 자신의 꿈을 말하기 시작한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 동안의 어려움이 보상되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2년 간의 봉사를 마치고 10월에 귀국할 예정인 김씨는 아이들에게 어떤 작별 선물을 줄지 고민하고 있다. 그는 “그간 추억이 담긴 사진에 ‘너희들은 사랑 받는 존재다’라고 적어 아이들에게 직접 나눠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프렌즈 코이카 봉사단은 118기 봉사단원을 지난 17일부터 모집하고 있다. 선발된 인원은 12월 중순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25개국에 파견된다. 김씨는 후배 봉사단원들에게 “2년 간 타지에서 혼자 생활해야 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마음을 다잡고 봉사의 의미를 성찰하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성공적으로 봉사활동을 마칠 수 있는 열쇠”라고 조언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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