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열리지 않을 것"이라던 동물보호단체들의 당초 예상에도 중국 광시성 위린 시의 개고기 축제가 열렸다. 지난 21일 시작한 이 축제는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이 지역의 여름철 보양식으로 꼽히는 열대과일 리치와 개고기를 함께 익힌 음식을 판매하는 '리즈(리치의 중국식 발음)∙거우러우(개고기)제'에선 매년 최대 약 1만5,000마리 개가 도살된다.
최근 B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휴메인 소사이어티 등 국제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올해부터는 시 당국의 단속 아래 축제 기간 개고기 거래가 금지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휴메인소사이어티 측은 식용 개고기 판매가 축제 시작 일주일 전인 이달 16일부터 금지되며 위반 시 최대 10만 위안(한화 약 1,7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린 시 측은 지난 15일 BBC를 통해 "리즈∙거우러우제의 개고기 거래에 대한 금지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시에서 주최하는 축제가 아니므로 단속과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에선 개고기 식용이 합법이다.
현재 개고기 축제가 열린 위린 시 최대 규모의 동커우 시장의 좌판에는 도축된 개의 사체들이 즐비하게 걸려있으며 개고기는 1파운드(약 500g)당 25위안(한화 약 4,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해 축제 개최 측과 개고기 식용에 반대하는 동물보호단체 간 마찰이 불거지면서 올해 축제 현장에는 경찰 인력이 대거 투입돼 동물보호단체의 출입을 막고 있다. 앞서 지난해 개고기 축제에서는 일부 동물보호단체가 식용견 판매상에게 돈을 지불하고서 도축을 앞둔 개들을 구출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열린 리즈∙거우러우제에 대해 위린시 당국은 지역 경제 활성화란 명목에 암묵적으로 지지했으나, 지난해부터 개식용 반대 세력의 거센 항의를 의식해 지지를 철회하고 길거리에서 공개적으로 도살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올해엔 식용견의 공개적인 도살은 눈에 띄게 줄었으나 전체 도살 건수 등 축제 규모가 축소됐는지에 대해선 공식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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