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회복력 강하고 견고
사회안전망 강화 땐 성장 도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1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저숙련 노동자 등 많은 사람이 낙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성장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등 소득주도 성장의 일부 조치가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이런 경제정책들은 합리적이고 경제성장의 속도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에 대해 “IMF는 올해와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각각 3.0%씩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는 굉장히 회복력이 강하고, 불확실한 여건에서 견고함을 유지해 온데다 재정적 여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 리스크 등에 대해선 “한반도 내 갈등이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긴장감이 고조될 때 하방 위험이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해결할 과제로 노동인구 감소와 생산성 둔화를 꼽았다. 그는 “한국은 재정을 활용해 중장기 과제인 육아, 노인 문제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성장에 도움을 주고 사회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각각 면담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라가르드 총재에게 ‘사람중심 경제’와 ‘소득주도 성장’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이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과 내수ㆍ수출간 균형을 강조한 IMF의 정책 권고에도 부합한다”며 향후 IMF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라가르드 총재는 “경제성장의 혜택이 광범위하게 공유될 때 성장은 더 강화되고 지속된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 방향이 IMF가 강조하는 포용적 성장에 부합한다”고 호응했다. 두 사람은 또 한국의 공정경쟁, 재벌개혁,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진, 성별격차 해소 등이 중요한 경제정책 방향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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