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름 기자

등록 : 2016.08.21 17:12
수정 : 2016.08.21 17:12

하현우 "'음악대장'으로 70세 어르신 팬 생겼어요"

공장 일 전전하다 전국투어 매진 기록 밴드로 성장

등록 : 2016.08.21 17:12
수정 : 2016.08.21 17:12

2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카스텐 ‘전국투어 스콜(Squall) 서울 앵콜’ 공연에 앞서 보컬 하현우는 “‘복면가왕’ 출연 이후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많아져 기쁘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제공

“음악 하지 말라던 공장장 아저씨 말 안 듣길 잘했죠.” 네 명의 피 끓는 청춘들은 화장품 공장과 섬유공장, 건설 현장을 전전했다.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

다들 몸도 건강한데 공장 일이나 열심히 해보란 조언에도 ‘시끄러운’ 밴드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행히 철이 없었다. 덕분에 몇 년 사이 티켓 판매 개시 5분 만에 8,000석을 매진시킨 인기 밴드로 성장했다.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 올림픽 전시관에서 열린 밴드 국카스텐의 ‘전국투어 스콜(Squall) 서울 앵콜’ 콘서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하현우(35ㆍ보컬)는 “우리만의 음악세계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현실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하현우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 ‘우리동네 음악대장’이란 별칭으로 출연해 프로그램 사상 최장인 9연승을 기록하며 안방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현우의 인기가 치솟으면서도 그가 속한 국카스텐에 대한 호감도 늘었다. 하현우는 국카스텐 멤버로 다시 마이크 앞에 선 기분을 이렇게 전했다. “예전에는 소리만 질러대는 듣기 싫은 목소리란 말도 많이 들었는데 (‘복면가왕’ 출연 이후)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가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하현우는 “일흔이 넘은 어르신이 ‘복면가왕’에서 제 노래를 듣고 국카스텐 음악에 빠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음악대장 덕분에 국내 밴드 음악과 사운드에 대한 팬들의 관심 자체가 커진 것 같아 자긍심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국카스텐은 지난 6월 시작한 전국투어 전 공연에서 티켓 판매 개시와 함께 전석을 매진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왼쪽부터 이정길(드럼), 전규호(기타), 하현우(보컬), 김기범(베이스). 인터파크 제공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전국투어 7회 공연에서 2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할 만큼 대형 밴드로 성장했지만 불과 2~3년 전만해도 악기 레슨 등 소위 ‘투잡’(Two job)을 안 하면 버티기 힘든 가난한 뮤지션에 불과했다. 멤버들 스스로 “패배주의가 밴드의 뿌리”라는 말에 스스럼이 없을 만큼 삶 자체가 음악활동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단다. “우리는 세상의 불량품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지독한 비관주의가 네 청춘을 짓눌렀던 시기를 하현우는 덤덤하게 회상했다.

“20대가 되어보니 먼지 풀풀 날리는 공사장에 서 있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더라고요. 꿈 꾸던 세상과의 간극이 너무 컸죠.”

음악만이 세상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였다. 밴드는 지금의 성공이 그래서 더 소중하다. 하현우는 “반짝 주목 받는 이 순간에 최대한 우리 밴드의 매력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단계를 어떻게 밟고 올라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때문에 마냥 신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인기가 가져다 줬을 경제적 윤택에 대한 질문엔 손사래를 친다. 하현우는 “고기 먹고 싶을 때 고기 먹으면서 음악 할 수 있는 딱 그 정도”라며 “음악에 투자도 하고 건물도 짓고 싶은데 멤버들과 다 나누니 돈을 많이 벌 수가 없는 구조”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현우에 대한 관심만 높아진 상황에 대해 동료 멤버 전규호(기타)와 이정길(드럼) ㆍ김기범(베이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복면가왕’ 보면서 다들 만세 불렀어요. 관심 받아야 될 사람이 받아야 밴드도 잘 돌아갑니다.”

10월부터는 11개 도시를 대상으로 두 번째 전국투어를 계획 중이다. 하현우의 다짐이 다부지다. “어떤 시대든 늘 함께 있는 밴드, 어떤 시대가 와도 늘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밴드로 남고 싶습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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