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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북한, 동창리 발사장 주변서 이동식 ICBM 발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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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북한, 동창리 발사장 주변서 이동식 ICBM 발사 유력”

입력
2017.01.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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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ICBM 최근 제작 정황 포착

차량에 싣고 다니다 불시에 쏠 듯

트럼프 출범 직후 이달 하순이나

내달 16일 김정일 생일 전후 고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군부대를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군부대를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마감단계’라고 강조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군 당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주변 지역에서 북한이 이동식 차량에 실은 미사일을 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달 20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내달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75돌 생일 전후가 미사일 발사의 1차 고비로 꼽힌다.

북한은 과거 장거리미사일을 주로 서해에 위치한 동창리 기지에서 발사해왔다. 2015년 동창리의 고정식 발사대를 증축한 뒤 지난해 2월에도 어김없이 미사일을 쐈다. 통상 사거리 5,500㎞가 넘으면 장거리 미사일로 분류하는데, 필리핀 방향 공해상으로 향하는 탄두의 궤적을 고려하면 서해 외에는 안전하게 발사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군 관계자는 “동해에서 다른 방향으로 장거리미사일을 쏠 경우 남한 또는 일본 열도를 넘어가거나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군 당국은 동창리의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다. 북한이 평양 산음동의 병기연구소에서 제작한 미사일 동체를 열차로 옮겨 동창리 발사장에서 조립해 발사하는 패턴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은 올해 들어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발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군사위성에 노출된 동창리가 아니라 다른 장소에서, 그것도 이동하면서 은밀하게 발사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19일 “동창리 발사장에서 특이한 동향은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다만 동창리 주변지역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동식 차량으로 미사일을 싣고 돌아다니면 움직임을 온전히 포착하기 쉽지 않다”며 “지난해 9월 북한이 성능이 향상된 엔진 연소실험을 했으니 이번에는 ICBM급 발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최근 제작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이미 공언한 대로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장거리미사일은 제작 단가를 낮추고 성능 검증과 발사 실패에 대비한 예비물량 확보를 위해 2대 이상 복수로 만드는 것이 통례다.

이제 관심은 북한이 언제 버튼을 누를지에 쏠려 있다. 한미 양국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30~60일 이내에 도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미 트럼프 정부 출범 직후인 이달 하순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은 만큼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좀더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달을 넘긴다면 내달 16일 김정일 위원장 75돌 생일이 도발의 다음 고비다. 북한은 5년 단위로 꺾어지는 정주년에 맞춰 대외 도발에 나서곤 했기 때문이다. 반면 3월부터는 한미 연합 키리졸브 군사연습이 시작되고, 미군의 해ㆍ공군 전력이 점차 한반도 주변에 집중 배치되는 추세여서 북한이 3월에 도발하는 정면승부를 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이어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05돌 또한 도발의 중대한 고비로 꼽힌다. 김정은 위원장은 부족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보완하기 위해 말투와 행동 모두 할아버지 김 주석을 따라 하는 만큼,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축포용 도발에 나설 수 있다. 북한은 2012년 미국과 2ㆍ29합의를 맺었지만, 같은 해 4월 김 주석 100돌 생일을 맞아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며 북미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간 적이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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