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면담 고려 일정 조정일 수도
방북 이틀째를 맞은 이희호 여사가 6일 평양 시내 보육원 등을 방문하며 강행군을 펼쳤다.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해낼 만큼 건강에는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면담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김대중평화센터에 따르면 이 여사 일행은 이날 오전 당초 들르기로 했던 애육원에 이어 육아원과 평양 양로원을 추가로 찾았다. 북한에서 육아원과 애육원은 미취학 나이대의 고아를 돌보는 곳으로 이 여사는 지난해부터 준비한 겨울용 털모자 등의 물품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갑작스런 일정 추가는 북측이 이 여사의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해 제안했고, 우리 측이 수용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강 구역 내 세 건물이 나란히 붙어 있어 이동 거리는 길지 않다. 3곳 모두 김정은이 최근 현지 시찰에 나섰던 시설들로 야외 수영장 및 공원 등 나름 최신 설비가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옥류관에서 우리 방북단만 참석한 점심 식사 후 오후 4시께 묘향산으로 출발했다. 묘향산까지는 차량으로 2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당초 묘향산 방문은 7일부터 예정됐으나 하루 앞당겨 진 셈이다. 이 여사 일행은 7일 오전에 북한을 방문한 국제사회 주요 인사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전시해둔 국제친선박람관을 관람하고, 오후에는 고려시대에 지어진 보현사를 둘러볼 계획이다.
다만 이 여사는 8일 오전 11시 비행기로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기 때문에, 당일 오전보다는 7일 오후에 묘향산을 떠나 평양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오후 늦게 김정은과의 면담이 성사될 수 있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묘향산 인근 지역에서 현지지도를 하다 이 여사가 머무는 묘향산 호텔에 잠깐 들를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있다.
한편 전날 백화원초대소 영빈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는 공항 영접을 나왔던 맹경일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 6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맹경일의 영접은 극진보다는 통상적 예우 수준”이라며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으로 미뤄볼 때, 김정은이 면담에 나서지 않고 김양건을 내보내는 수준에서 방북이 마무리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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