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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활약 중인 ‘난민 축구선수’ 베스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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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활약 중인 ‘난민 축구선수’ 베스트 11

입력
2017.06.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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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탄압의 아픔을 축구로 극복한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빅터 모제스(첼시), 데얀 로브렌(리버풀). 이들은 비영리단체 ‘인종차별에 맞서는 유럽축구’(FARE)가 선정한 난민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레알 마드리드·EPL·로브렌 인스타그램 제공
전쟁과 탄압의 아픔을 축구로 극복한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빅터 모제스(첼시), 데얀 로브렌(리버풀). 이들은 비영리단체 ‘인종차별에 맞서는 유럽축구’(FARE)가 선정한 난민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레알 마드리드·EPL·로브렌 인스타그램 제공

비영리단체 ‘인종차별에 맞서는 유럽축구’(FARE)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유럽 축구리그에서 활약중인 난민 선수들로 베스트11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은 전쟁과 탄압을 딛고 축구로 일어선 선수들이다.

리버풀의 수비수 데얀 로브렌(28ㆍ크로아티아)은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제니카(현재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3년째 되던 해에 유고에서는 10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발생시킨 내전이 시작됐고, 로브렌의 가족은 독일 뮌헨으로 피신을 갔다. 로브렌 가족은 그 후 7년 간 독일에서 머물렀지만, 영주권을 취득하는 데 실패하고 크로아티아로 이주해 정착했다.

로브렌은 올해 초 리버풀TV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로브렌: 난민으로서의 삶’에 출연해 유년 시절 겪은 전쟁의 참상과 난민생활의 어려움을 고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미더필더 루카 모드리치(32ㆍ크로아티아)도 어린 시절 대부분을 피난생활을 해야 했다. 그는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부였던 크로아티아 사회주의 공화국의 한 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90년대 초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이 격화하자 모드리치의 가족들도 피난길에 올라야 했고 집을 잃은 채 호스텔에서 지냈다. 모드리치는 이 과정에서 조부를 잃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모드리치는 부모의 지원 아래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첼시의 수비수 빅터 모제스(27ㆍ나이지리아)는 2002년 나이지리아 폭동으로 한 순간에 부모를 모두 잃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11살이던 모제스는 거리에서 축구를 하다가 비보를 접했고 일주일 뒤 친척들이 모아 준 돈을 쥐고 영국으로 건너가 난민 신청을 했다.

프랑스리그 릴에서 활약중인 리오 마부바(33ㆍ프랑스)의 여권에는 출생지가 없다. 1984년 앙골라 내전을 피해 프랑스로 피난 가는 배 위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태어날 당시 그가 탔던 배는 공해상(公海上)을 항해 중이었기 때문에 그의 여권에는 출생지 대신 “해상에서 출생(born at sea)”이라고 기재돼있다. 2살 때 어머니를 잃고 14살 때 아버지를 잃은 마부바는 슬픔을 치유하기 위해 축구를 시작했고 2004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FARE가 발표한 피난민 베스트11에서 교체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20일 발표한 난민 베스트11. FARE 제공
20일 발표한 난민 베스트11. FARE 제공

이 밖에도 도르트문트의 네벤 수보티치(29ㆍ세르비아), 유벤투스의 미랄렘 퍄니치(27ㆍ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아스날의 그라니트 샤카(25ㆍ스위스), 크리스탈 팰리스의 크리스티안 벤테케(27ㆍ벨기에) 등도 난민 베스트11에 선정됐다.

FARE는 난민 출신 선수들의 활약은 축구가 얼마나 통합에 기여하는 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피아라 포와 FARE 사무국장은 “이들을 한 팀에 모아두면 대부분의 유럽 리그를 평정할 수 있을 만큼 정상급 선수들”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난민들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고 그들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6월 20일은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이다. 2000년 유엔 총회에서 의결돼 2001년부터 매년 치러지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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