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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변화 이끄는 ‘장마당 세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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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변화 이끄는 ‘장마당 세대’ 주목

입력
2017.12.1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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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북한판 ‘밀레니얼’인 ‘장마당 세대’ 다룬 다큐 공개

‘고난의 행군’시기 출생, 자립 자족의 자본주의 익숙

인권단체 북한의 자유(LINK)가 제작ㆍ공개한 다큐멘터리 ‘장마당 세대' 소개 자료. 웹사이트 '미디엄' 캡처
인권단체 북한의 자유(LINK)가 제작ㆍ공개한 다큐멘터리 ‘장마당 세대' 소개 자료. 웹사이트 '미디엄' 캡처

“정부에서 해주는 것이 없으니 내 미래는 내가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장마당 세대 탈북 여성)

19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태어난 북한의 ‘장마당 세대’를 북한 사회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의 자유(LINK)’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장마당 세대'를 공개하며, 이들이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전위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장마당 세대를 서구사회의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 비교하면서 고난의 행군시기 붕괴된 북한의 배급체계가 이들을 자립ㆍ자조의 자본주의 인간형으로 개조했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일찍부터 시장(장마당)을 활용한 상품거래에 익숙했다. 2010년 탈북한 여성 주양(26)은 다큐멘터리에서 “쌀이 조금 남으면 떡을 만들고, 옥수수가 조금 남으면 옥수수 국수를 만들어 팔았고, 송이버섯을 따다 중국에 팔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9세 때 어머니와 헤어지고 ‘꽃제비’가 돼 소매치기로 생활하던 강민(30)은 “소매치기해 모은 돈으로 중국으로부터 배터리, 양말을 사들여 내륙의 도매상들에게 팔아 돈을 벌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2010년 한국에 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작은 사업을 하고 있다.

WP는 한 장마당 세대 탈북인 어머니의 증언을 빌어 이들을 ‘용감하고 대담한(bold and audacious)’세대라고 정의했다. 여러 면에서 이들은 태생적 자본주의자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가는데 익숙한 이들 세대는 급속히 변화하는 한국 사회에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본주의적 태도에 익숙한 이들이 북한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르면, 북한 사회는 램프에서 빠져나온 요정 지니가 다시 램프 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불가역적인 사회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게 다큐멘터리의 메시지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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