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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등록 : 2017.07.30 15:15
수정 : 2017.07.30 21:00

“24일 만에 사거리 2000㎞ 늘려 1만㎞...시카고도 타격”

등록 : 2017.07.30 15:15
수정 : 2017.07.30 21:00

북 화성-14형 기술 분석

최대 고도 3724㎞까지 치솟아

비행시간도 47분으로 길어져

탄도 중량 줄여 쏜 것으로 추정

더 멀리 날리고 안정적 성능 입증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는 논란

촬영 영상엔 대기권 들어오는 장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7일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친필로 명령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은 앞서 4일 1차 발사와 비교해 사거리가 월등히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미사일이 미 하와이에 도달할 수준이었다면 2차 미사일은 미국 본토의 중부 내륙까지 사정거리로 두고 있다. 또 북한은 두 차례 같은 미사일을 연달아 발사에 성공해 안정적인 성능을 입증했다. 하지만 ICBM의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사거리 1만㎞ 이상, 美 본토 내륙 도달

북한 발표에 따르면 화성-14형은 4일 1차 발사에서 2,802㎞까지 치솟아 933㎞를 날아갔다. 28일 2차 발사에서는 최대고도가 3,724.9㎞, 비행거리는 998㎞로 나타났다. 미사일 사거리의 기준이 되는 고도를 무려 900㎞ 이상 늘린 것이다. 정상적으로 쏠 경우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차례 모두 발사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여 비행거리를 줄이는 고각으로 쐈다. 이번 비행시간은 47분12초로 1차 발사에 비해 5분 정도 길어졌다.

4일 1차 발사 당시 화성-14형을 정상각도인 30∼45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7,000∼8,000㎞로 추정됐다. 통상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고도의 3~4배 가량이어서 이번 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1만㎞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원산을 기준으로 미군의 동아태 전초기지인 괌은 3,300㎞, 알래스카는 5,000㎞,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는 7,500㎞ 떨어져 있다. 미 서부는 8,000㎞, 미 중부 내륙은 1만㎞, 미 동부지역은 1만2,000㎞ 거리다. 미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사거리 1만㎞의 미사일을 쏠 경우 미 전체 인구의 38%인 1억2,000만 명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미사일을 고각발사가 아닌 정상적으로 쐈다면 워싱턴DC와 뉴욕 등 미국 동부 연안까지는 못 미치지만, 시카고를 포함한 미 본토의 상당 부분을 타격할 수 있다.

20여일 만에 사거리를 확장한 비결은

북한이 공개한 4일과 28일 화성-14형의 발사장면을 보면 발사시간만 오전과 밤으로 다를 뿐 미사일의 크기와 형태, 추진체의 불꽃 모양이 똑같다. 북한도 이번 발사 직후 화성-14형 2차 발사라고 공개했다. 하지만 사거리는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국방 전문가들은 북한이 불과 20여일 만에 사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같은 기술로 단시일에 미사일 성능을 향상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탄두 중량을 줄이는 눈속임을 썼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탄두가 가벼울수록 미사일이 더 멀리 날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이 4일 발사 직후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의 성능을 확증했다’고 주장한 반면, 28일 발사 후에는 탄두 중량 표현을 쏙 빼고 ‘로켓 체계의 믿음성을 재확증했다’고 주장한 부분을 주시하고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가 화성-14형의 궤적을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 1차 발사 때는 탄두 무게가 900㎏, 2차 발사에서는 탄두 무게를 절반으로 줄인 450㎏으로 나타났다. 스커드를 비롯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1톤에 달하지만, ICBM에 실어 멀리 쏘려면 탄두 무게를 500㎏ 이하로 줄여야 한다. 장 교수는 30일 “북한이 1차 발사에서 엔진 성능을 입증했다면, 이번에는 탄두 경량화로 ICBM의 안정적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진입 기술 확보는 불투명

북한은 이번에도 “재돌입 환경에서 전투부(탄두부)의 유도 및 자세조종과, 수천 도의 고온에서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돼 핵탄두 폭발장치가 정상 작동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이 ICBM의 핵심인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재진입은 고도 100㎞ 상공의 대기권 안으로 탄두가 다시 들어올 때 7,000~8,000도의 고열과 고압을 견디는 과정이다. 탄두가 온전한 형태로 날아가야 지상의 목표지점 상공에서 정확하게 폭발할 수 있다.

북한은 아직 재진입을 거친 탄두를 공개한 적이 없다. 따라서 북한의 주장을 곧이 믿기는 어렵다. ICBM을 정상 발사하면 탄두가 비스듬하게 대기권에 들어오는 반면, 화성-14형 같은 고각발사는 정점궤도를 찍고 나서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재진입 환경도 다르다. ICBM을 정상각도로 쏘면 최대고도가 1,200~1,500㎞에 불과하다. 화성-14형 고도의 절반 수준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주장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통상 ICBM의 탄두 재진입 속도는 음속의 20~25배 정도인데, 화성-14형의 고도가 3,700여㎞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낙하할 때 최대속도가 ICBM의 조건을 충족하기에 무리가 없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이 화성-14형의 최대고도를 한참 높이면서도 1ㆍ2차 발사의 비행거리가 비슷하게 나온 것은 지휘통신체계가 정상 작동해 재진입을 컨트롤하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 NHK가 발사 직후 촬영한 영상을 보면, 화성-14형의 탄두로 추정되는 물체가 섬광을 내며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는 장면이 담겨 있다. 재진입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다만 이 물체가 재진입 과정 이후에도 계속 불꽃을 내며 바다로 떨어지고 있어, 재진입 성공이 아니라 불에 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북한이 28일 밤에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의 2차 발사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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