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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인 "윤종신 조언대로 신곡 마음껏 내질러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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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인 "윤종신 조언대로 신곡 마음껏 내질러 불렀다"

입력
2018.01.14 14: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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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인은 “나는 정해진 틀 대로 주문을 받으면 자신감을 잃고 잘 못한다”며 “규정되지 않은 환경에서 나만의 역량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재인은 “나는 정해진 틀 대로 주문을 받으면 자신감을 잃고 잘 못한다”며 “규정되지 않은 환경에서 나만의 역량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0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슈스케2’)의 오디션 예선 현장. 수더분한 소녀 한 명이 쭈뼛쭈뼛 무대로 나왔다. 그는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해 겉돌았는데, 저와 비슷한 일을 겪은 분들을 대신해 나왔다”며 기타를 들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옷이 더러워지는 것도 개의치 않는 자유분방한 모습과 청순한 노래가 대중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어느덧 경력 7년의 제법 노련한 가수가 됐지만, 가수 장재인은 여전히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색깔이 분명한 음악”을 추구한다. 데뷔 초반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타인의 음악에 귀가 열렸다”는 것이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장재인은 “20대 초반엔 나만의 영역을 지켜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는데, ‘월간 윤종신’(가수 윤종신이 매달 한 곡씩 발표하는 음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장르와 가사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장재인의 싱글 앨범 ‘버튼’은 윤종신 프로듀서가 작사 작곡한 발라드 곡이다. 윤종신이 영국드라마 ‘블랙 미러’에 등장하는, 기억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이별 노래다. 윤종신은 여리고 가슴 저미는 사랑 노래를 만들었는데, 장재인은 좀 더 넣은 개념으로 노래를 해석했다. “인생을 살아가다 겪는 아픈 장면”을 건너뛰고 싶을 때, 귀 바로 뒤에 있는 버튼을 꾹 눌러 기억을 없애고 싶다는 식이다. “사실 ‘블랙 미러’보다는 (주인공들이 마음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기억을 삭제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떠올리며 불렀어요.”

노래 마지막 부분 ‘저 깊은 곳에 하나, 비상 버튼 하나 남아 있음 좋겠어. 못 견딜 때 딱 한 번만”이라는 가사도 장재인은 더 깊게 받아들였다. “무의식의 세계, 혹은 하데스(그리스 신화 속 저승의 신)의 강을 건너는 그림”을 연상하며 노래했다. 그는 “작사 작곡도 안 했는데 자아만이라도 단단하게 깃들어야 듣는 이들을 이해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2013년 희귀병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픈데, 크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며 “기타를 치기 전 어깨를 마사지해서 풀어주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재인은 2013년 희귀병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픈데, 크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며 “기타를 치기 전 어깨를 마사지해서 풀어주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음악에 대한 고집은 녹음을 할 때도 드러났다.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일정이 빡빡한 윤종신을 졸라 5~6번 수정 녹음을 했다. “‘슈스케2’ 출연 당시 장재인의 노래를 듣고 싶다”는 윤종신의 조언에 따라 마음 가는 대로 불렀더니 자유롭고 편안한 장재인만의 감성이 살아났다. 윤종신은 “재인아, 그런 소리를 해야 해. 마음껏 질러라”라며 믿음직스러워했다고 한다.

1위 욕심은 없지만, 나만의 곡을 선보이고 싶은 욕심은 누구보다 크다. 신곡 ‘버튼’을 발판으로 자신의 자작곡도 내놓는 꿈을 지니고 있다. 장재인은 “내가 제일 아끼는 자작곡”이라며 휴대폰에 녹음한 곡을 들려줬다. ‘슈스케2’에서 하차한 직후 써놓고 혼자 품어만 왔던 ‘티’라는 곡이다. “외롭고 고독해서 누군가와 차 한잔 하고 싶은데, 그것조차 쉽지 않을 때”의 마음을 곡에 녹였다. 그는 “올해 안에 이 곡을 발매하면 3년 가량은 활동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올해 목표다. “전 음악은 위로라고 생각해요. 누구는 진부하고 가식적이라 이런 말 하지 말라고 하는데, 음악을 제일 설명하기 쉬운 표현이에요. ‘버튼’을 들었을 때 가슴이 채워지고 위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거죠. 앞으로도 위로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는 음악을 이어가고 싶어요.”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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