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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 번뿐인 우리 아기 돌 사진 어떡하나” 성장앨범 ‘먹튀’ 100여명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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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 번뿐인 우리 아기 돌 사진 어떡하나” 성장앨범 ‘먹튀’ 100여명 피해

입력
2017.11.19 2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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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강서구 사진관서 총 1억원 상당

“원본 파일이라도…” 부모들 분통

아기 성장앨범을 찍어주겠다며 계약금을 받아 놓고 잠적한 사진관 운영자를 상대로 부모들이 단체소송에 나섰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강서구 I사진관 운영자 A씨와 전 운영자 B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출산이 임박한 부모에게 만삭, 출산, 생후 50일, 100일, 돌까지 모습을 촬영한 ‘성장앨범’을 만들어주겠다며 계약금을 받은 뒤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다. 부모 100여명은 총 1억원 상당 피해를 당했다며 8일 단체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씨로부터 올해 초 사진관을 인수했지만, 7월부터 인력 부족과 경영난을 호소하며 촬영일자를 미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들은 1인당 평균 100만원의 계약금을 내고 일부 촬영을 진행했지만 A씨가 이달 1일 돌연 연락을 끊고 잠적하면서 촬영이 취소되거나 앨범과 액자를 받지 못하게 됐다.

피해자들은 “돈도 돈이지만 아기와 함께 한 추억이 사라져 더욱 화가 난다”고 토로한다. C(31)씨는 “촬영 안내 문자가 계속 오길래 사장이 잠적한지도 몰랐다”라며 “촬영을 위해 차려 입고 사진관까지 갔다가 굳게 잠긴 철문을 보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C씨는 “돌 촬영을 끝내지 못한데다 기존에 촬영한 사진 원본도 못 받았다. 아이 사진 하나 없이 돌잔치를 치르게 됐다”고 황당해했다. C씨처럼 사진 원본도 받지 못한 피해자가 20여명. “일생 하나뿐인 ‘탯줄 도장’을 못 받았다”는 피해자도 여럿이다.

‘먹튀’ 사진관 탓에 피해를 입은 사진관도 있다. 경기 성남시에서 I사진관과 똑같은 이름의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37)씨는 “고객들 문의가 이어지면서 먹튀 사진관이 우리 상호 및 동물 모양 로고까지 그대로 도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잠적한 A씨를 상표법 위반 혐의로 지난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워낙 많아 지금도 접수가 밀려 오고 있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대표가 잠적한 강서구 I사진관의 출입구가 17일 오후 굳게 잠겨 있다. 정반석 기자
대표가 잠적한 강서구 I사진관의 출입구가 17일 오후 굳게 잠겨 있다. 정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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