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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것질 줄여 해외 빈곤 어린이 돕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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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것질 줄여 해외 빈곤 어린이 돕죠”

입력
2017.05.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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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브니엘고 전영헌 교사

학생들과 7년째 기부금 후원

올해 1월 말 후원 아동들이 사는 필리핀 세부의 한 마을을 방문한 브니엘고 전영헌 교사(47, 왼쪽 네 번째)와 학생들. 전영헌 교사 제공
올해 1월 말 후원 아동들이 사는 필리핀 세부의 한 마을을 방문한 브니엘고 전영헌 교사(47, 왼쪽 네 번째)와 학생들. 전영헌 교사 제공

“‘웃는 자와 함께 웃고 우는 자와 같이 우는 사람이 되련다’는 교훈이 있어요. 우리 학생들도 위로와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학생들과 함께 7년째 해외 빈곤어린이를 후원하는 부산 브니엘고 전영헌(47) 교사의 말이다. 교육적 차원에서 벌이는 기부행사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독특한 후원금 모금 방식 때문. 학생들은 교내 매점을 이용할 때마다 조금씩의 비용을 아껴 매달 3,000원을 마련해 해외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전 교사는 2011년부터 이 운동을 시작했고, 현재 전교생 620명 가운데 5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전 교사는 “매달 3,000원이지만 누군가를 돕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자발적으로 참여해준 학생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공을 돌렸다. 전 교사와 학생들은 지난 6년여간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의 빈곤어린이 35명에게 7,400만원 가량을 후원했다. 지금은 필리핀 세부의 한 마을에서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아동 4명을 후원하고 있다.

전 교사는 동료 3명, 학생 12명과 함께 올해 1월 30일, 4박 5일 일정으로 후원 아동인 쟈니(9)를 만나기 위해 필리핀을 다녀왔다. 쟈니는 달동네를 연상시키는 마을에 위치한 9.9㎡남짓한 방 한 칸에 가족 8명이 함께 살고 있다. 쟈니를 만난 학생 한 명은 전 교사에게 “선생님 제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한 아이의 인생은 바꿔볼게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교사들은 농구를 좋아하지만 맨발로 뛰던 쟈니에게 농구화를 선물해주기도 했다.

전 교사는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고 밝게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꾸준히 기부행사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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