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까지 리무진으로 50분
수하물도 함께 맡길 수 있어 편리
지방해외여행객 시간ㆍ비용 절약
3시간 전에 도착하면 이용 가능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7일 오전 11시쯤 경기 광명시 광명역사 지하 1층 도심공항터미널 체크인 카운터. 환한 미소를 띤 코레일네트웍스 직원 19명이 오후 2시 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광명역사 지하 1층 동편에 1,223㎡ 규모로 마련된 이곳은 경기도내 최초의 도심공항터미널이다. 2014년 광명시가 국토교통부에 건의, 지난해 3월 코레일ㆍ인천국제공항공사 등과 협약을 맺은 데 따른 결실이다. 그간 성남시 수원시 등 경기지역 주요 도시가 도심공항터미널을 추진했으나 지방 여행객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광명역으로 낙점됐다.
도심공항 내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등 7개 항공사별 카운터 15곳과 출입국 심사대 4개 등이 놓였다. 카운터에서 발권작업을 하는 직원 등을 포함해 모두 49명이 근무하는데, 항공사에서도 1명씩 나와 지원한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지방 여행객들은 KTX를 타고 광명역에 도착, 지하 2층 플랫폼에 내린 뒤 한 층을 올라 10여분이면 탑승수속을 끝낼 수 있다. 수하물 등도 함께 맡기기 때문에 연일 사상 최대 이용객 수치를 경신하는 인천공항에서 거치는 수속에 비해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인천공항에서의 출국절차는 보안검색과 본인 확인이 전부다. 출국장도 승무원 전용(1터미널) 또는 별도의 패스트 트랙(2터미널)으로 입장한다.
도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는 27인승 리무진을 타고 50여분 이동한다. 8대가 20~30분 간격으로 하루 84회를 운행하며, 요금은 1만5,000원이다. KTX와 연계해 표를 사면 3,000원 할인된다.
반드시 3시간 전에 도착해야 수속이 가능하고 전용의자와 화장실 등 별도의 편의시설은 부족해 보였지만, 지방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은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에서 KTX로 인천공항에 도착하려면 서울역까지 가서 공항철도로 환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는 광명역에서 출국 수속을 밟는 것이 가능해졌다. 코레일은 부산권역에서 KTX를 타고 광명도심터미널을 이용할 경우 자가용이나 공항버스, 공항철도 등을 이용할 때보다 최소 33분, 최대 2시간20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광주권역에서는 최대 2시간 단축 가능하다. 비용도 부산과 광주역에서 KTX를 타고 곧장 인천공항에 가는 것보다 각각 2,400원, 2,500원 덜 든다고 했다. 광명역에는 상행 KTX가 하루 97차례 정차해 시간대를 자유롭게 맞출 수 있는데다, 체크인을 미리 해 좋은 좌석을 선점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이날 오후 3시쯤 광명 도심공항을 처음 이용한 박선주(여)씨는 “전남 나주에서 인천공항을 가려면 하루 두 대뿐인 KTX 시간에 맞춰야 하고, 무거운 캐리어를 이리저리 끌고 다녀야 했는데 불편이 싹 사라졌다”고 웃었다. 캄보디아 출장을 위해 출국수속을 마친 박씨는 KTX 무료 이용권 등 경품도 받았다.
코레일은 광명 도심공항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고, 미국 교통안전청과의 협의가 끝나 6,7월쯤 미주노선까지 발권이 이뤄지면 하루 평균 이용객이 첫해 400명, 내년에는 6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 이용객(1,000명)보다는 적고, 서울역 도심공항(500명)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안병호 코레일 사업본부장은 “KTX역이 있는 전국 주요도시에서 3시간 이내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연간 1,000만명이 넘는 지방 해외여행객들에게 가장 빠르고 편리한 공항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유명식 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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