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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AI에서 음성인식이 중요한 이유

입력
2017.01.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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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세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최대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사람들은 인공지능(AI)이라면 프로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을 꺾은 구글의 ‘알파고’를 떠올린다. 그러나 알파고가 AI의 전부는 아니다. AI는 인터넷이 그렇듯 모든 산업과 접목돼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동력이 될 것이다.

이미 기업들은 생활의 일부에 AI를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참가 업체들은 AI를 탑재해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여기 맞춰 작동하는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심지어 자동차와 드론 등을 선보였다.

직접 AI 시스템을 개발하기 힘든 곳은 다른 업체가 개발한 AI 기술을 탑재했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나 오븐, 구글의 어시스턴트가 장착된 스피커와 TV 등이다. 알렉사와 어시스턴트는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는 아마존과 구글의 AI 시스템이다. “오늘 기분이 우울하니 위로가 될 만한 음악을 틀어달라”면 적당한 음악을 골라 들려주는 식이다.

굳이 CES를 거론할 것도 없이 일부 스마트폰에서는 초기 단계의 AI를 경험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들고 있다면 홈버튼을 길게 누른 뒤 “말해 보렴”이라고 말을 걸면 재미있는 답을 들을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 중에서는 LG전자가 다음달 공개하는 ‘G6’를 통해 목소리에 반응하는 AI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이 같은 AI 시스템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음성인식이다. 이들은 하나 같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하듯 각종 기능을 실행한다.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이 1968년에 만든 공상과학(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2009년 던킨 존스 감독의 영화 ‘더 문’에 등장하는 대화하는 컴퓨터 ‘할’(HAL)이나 ‘거티’를 연상케 한다.

여기서 더 진일보한 AI는 아예 들리지 않는 음성까지 파악한다. 영국의 모 벤처기업이 지난해 개발한 AI 기술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멀리 떨어진 사람의 입 모양을 카메라로 확인한 뒤 대화 내용을 알아낸다. 자체 실험 결과 판독률이 영어에 한해서 9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영국 BBC TV에서 청각 장애자를 위해 내보낸 자막이 붙은 영상 10년치를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도록 해서 이 기술을 개발했다.

AI 분야에서 음성인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궁극적으로 사람의 모사를 겨냥한 AI는 사람이 태어나서 말을 배우며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처럼 음성인식을 사람과 AI가 관계를 맺는 시작으로 본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결정하려면 말이 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통이 잘못되면 AI 시스템은 오작동 할 수 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 인명을 위협하는 사고로 발전할 수 있다. 그만큼 AI는 사람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하물며 AI도 그럴진대, 사람에게 소통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한일 양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더 이상 답을 하지 않겠다”며 “다시는 관련 질문을 하지 말라”고 소통을 거부한 일은 걱정스럽다. 발언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한 소리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불통’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낳을 수 있다.

이는 정치인, 특히 대선 주자들에게 치명적이다. 정치를 하려면 대 국민 창구인 언론과 적극 소통해야 한다. 진의가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다면 더 열심히 설명하고 더 많은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전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의 핵심은 자유로운 언론”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잘못된 소통 방법을 택한 반 전 총장이 답답해 보일 수 밖에 없다. 잘못된 소통은 오해를 낳는다. 그렇게 쌓인 오해도 소통으로 풀어야 한다. 결국 소통이 답이다.

최연진 디지털콘텐츠국장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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