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기자

등록 : 2018.04.15 20:00
수정 : 2018.04.15 23:34

인사청탁 거절 당한 불만에? 민주당원의 문재인 정부 공격 미스터리

드루킹 댓글 조작 꼬리무는 의문

등록 : 2018.04.15 20:00
수정 : 2018.04.15 23:34

김경수에 인사청탁 할 정도

대선 과정 맡았던 역할 의혹

압수수색 때 USB 급히 변기에

범행 행태ㆍ목적 등 밝힐 단서

댓글 조작 매뉴얼 유포 가능성

ID 614개 활용한 매크로 공격

네이버 어떻게 뚫었는지도 밝혀야

[저작권 한국일보]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을 주도한 김모(필명 드루킹)씨의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내부 모습. 올해 2월 폐업신고 됐지만, 15일 찾아간 출판사 내부에는 집기 등이 그대로 놓여 있다. 파주=배우한 기자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일당 3명이 뜻밖에도 더불어민주당 당원들로 밝혀지면서 범행동기, 배후 여부 등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5일 “정치권의 연루 흔적 등 수사 전반에 대해선 아직 말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압수물을 정밀 분석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추가혐의 입증에 주력할 때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범행동기와 압수수색 때 변기에 버려졌다는 이동식저장장치(USB), 범행 수법 등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론 궁금증을 더하는 실정이다.

왜 정부비판 댓글에 공감을 눌렀나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의문점은 김모(48)씨 등 더불어민주당 당원 3명이 왜 정부 비판성 댓글에 ‘공감’을 눌러 부정적 여론을 댓글창 상단으로 끌어올리는 여론조작을 했느냐다.이들 3명 모두 지난 2016년부터 여당에 꾸준히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이며, 주범 김씨는 인터넷상에서 진보성향 정치논객으로 잘 알려진 ‘드루킹’으로 확인됐다. 과거 활동 등에 비춰볼 때 보수진영에서 여당에 입당시킨 ‘위장 당원’은 아니라는 게 경찰 입장.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보수세력이 댓글 조작을 하는 것처럼 꾸미려 했다”면서 “이들이 하는 수법이 정말 되는 건지 확인해보려 했다”고 변명했지만 경찰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과 텔레그램을 통해 문자를 주고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의원 기자회견 내용으로라면 문재인 대통령 핵심 측근인 김 의원 측이나 여당이 대선을 도운 답례 성격의 인사청탁을 들어주지 않은 데 대한 반발로 여론조작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인사청탁을 들어주지 않자 불만을 품고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추가적으론 이들이 대선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기에 인사청탁을 할 정도가 됐느냐는 점도 의문이다.

변기에 버렸다는 USB 정체는?

지난달 22일 경찰이 범행장소인 느릅나무 출판사(경기 파주시 소재)를 압수수색할 때 김씨 등이 황급히 변기에 버렸다는 USB 내용도 의문이다. 범행 행태나 목적 등을 밝힐 단서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폭발성 여부도 관심이다. 지난 2월초 온라인에 유포돼 논란이 됐던 ‘모니터 요원 매뉴얼’은 인터넷 댓글 조작 매뉴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 김씨가 관여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매뉴얼엔 보안USB를 사용하란 내용과 함께 해당 USB를 배포하는 장소가 바로 출판사인 느릅나무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당시 이들의 적극적인 증거인멸은 경찰의 긴급체포 및 구속 사유였던 만큼, 경찰은 피의자를 상대로 USB 용도 및 또 다른 USB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15일 오전 1시쯤 여당 당원 댓글 여론조작이 이뤄진 장소로 지목 받는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불이 켜져 있다. 파주=김형준 기자

매크로는 어떻게 네이버 보안을 뚫었나

이들의 ‘매크로(Macro)’ 공격기법이 어떻게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보안을 뚫어냈는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 1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4시간여 동안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 정부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결정 관련 내용이 담긴 연합뉴스 기사 댓글 2개에 614개 포털 ID를 활용해 공감 클릭을 조작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난 2월부터 매크로를 무력화 하기 위해 댓글 정책을 강화했지만, 사건은 1월에 벌어져 범행이 가능했을 순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크로는) 웬만한 프로그래머도 만들 수 있는데다 공격기법이 날로 진화하는 만큼 댓글조작 행위가 모두 없어지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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