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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족 반대해 철수" vs 백남기투본 "명분쌓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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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족 반대해 철수" vs 백남기투본 "명분쌓기용"

입력
2016.10.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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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故 백남기 농민의 시신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백남기 대책위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故 백남기 농민의 시신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백남기 대책위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300여일 만에 끝내 숨진 고(故) 백남기씨(69)에 대해 경찰이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하고 나선 가운데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는 "절대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유족의 뜻을 존중해 철수했다.

23일 낮 12시 52분쯤 백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백남기투쟁본부는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백씨의 딸 백도라지씨는 "경찰에서 자꾸 가족을 만나자고 하는데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하고 장례도 못 치르는 데 경찰을 만나고 싶겠느냐"면서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이번 경찰 부검영장 집행 시도는) 명분쌓기에 불과하고 꼼수일 뿐"이라며 "더이상 가족들을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언제든지 경찰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에서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 편히 보내드릴 수 있게 시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백씨의 법률대리인단장 이정일 변호사는 "유가족과 만나 이러한 의사를 경찰에 전달했다"면서 "경찰이 '가족이 직접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 오늘 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표명했다. 가족분들은 부검 영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투쟁본부 측에서 요구하던 경찰의 영장 전문공개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이날 경찰의 공식적인 통보 역시 "없었다"고 설명했다.

백남기투쟁본부 측은 "더이상 살인 경찰이 가족들과 만나 부검을 협의하겠다고 요구를 안 했으면 좋겠다"며 "투쟁본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집행을 막을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경찰은 기자회견이 종료되자마자 브리핑을 통해 "유족 측이 '오늘은 만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협의를 안 한다는 입장을 존중해 오늘은 철수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백남기투쟁본부 인원과 시민 등 약 300여명이 경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막아서고 있다.

앞서 이날 부검영장 집행을 위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그간 6차례에 걸친 협조 공문, 3차례에 걸친 경찰 관계자 방문에도 유족 측은 한번도 만날 수 없었다"면서 "유족이 직접 부검과 관련한 의사를 경찰 측에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홍 서장은 "오늘 유족 측에서 정확하게 부검에 반대하는 의사를 보이면 강제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족과 법률대리인 측이 원하는 영장 전문 공개에 대해서는 "유족을 만나지 못해 보여주지 못했다"며 "집행 시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오늘 강제로 부검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도 향후 영장을 집행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홍 서장은 "일단 오늘까지의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며 "내일과 내일 모레는 추후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의 이날 부검영장 강제집행 시도에 대해 이른바 '명분 쌓기' 논란은 지속될 예정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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