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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뚫린 방공망, 사드 찍고 돌아갈 때까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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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뚫린 방공망, 사드 찍고 돌아갈 때까지 몰랐다

입력
2017.06.1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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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방공레이더 전력화 시간 걸리고

주한미군도 무인기 탐지 못해

軍 “가용 전력 통합운용해 만전…”

특단의 대책도 없이 ‘다짐’만

9일 강원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합동참모본부 제공
9일 강원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 무인기에 우리 군 방공망이 또 뚫렸다. 3년 전 북한의 무인기에 청와대가 뚫린 뒤에도 국방 당국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국방 당국은 최종 분석 결과가 안 나왔다는 이유로 강원 인제군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 비행체를 '북한 무인기'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지만, 사실상 북한의 도발로 판단하고 있다. 탑재된 카메라에서 발견된 사진으로 비행 경로를 미뤄볼 때 북한 지역에서 발진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경북 성주군 지역까지 정찰한 뒤 계속 사진을 촬영하며 북한으로 복귀하려다 연료 부족 탓에 추락했다는 것이 군의 잠정 결론이다. 군은 사드 촬영에 성공한 다른 무인기가 북한에 돌아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 지역을 찍은 북한 무인기가 추락하고 나서야 무인기에 방공망이 뚫린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3월 경기 파주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서는 청와대를 포함한 서울 중심 지역 전경 사진이 나왔고, 같은 달 백령도에서 군이 확보한 북한 무인기엔 소청도ㆍ대청도의 군 부대 시설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살상 무기로서 북한 무인기의 구실이 별로 크지 않다는 게 당시 군의 결론이었다. 무인기에 실을 수 있는 물체의 무게가 3~4㎏에 불과한 데다 군이 무인기에 4㎏의 폭약을 달아 건물에 충돌하는 모의 실험을 해봤더니 폭발로 인한 인명 살상 범위가 고작 1~2m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 무인기의 비행 경로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제한됐던 만큼 군은 서울 핵심 지역에 한해서만 소형 무인기 탐지가 가능한 이스라엘제 저고도 레이더를 배치했다. 다만 신형 국지방공레이더 개발을 병행했다.

하지만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뿐 아니라 후방 지역까지 침투 가능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대북 방공망 허점 노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 일부 지역에 배치된 이스라엘제 저고도레이더는 탐지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고, 신형 국지방공레이더 전력화까지는 2~3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육군은 지상감시레이더와 신형 열상탐지장비(TOD)를 연동해 대공 감시용으로 임시 운용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가 분명하고 전방 지역도 워낙 넓다 보니 북한 무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뚫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한미군도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는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가용 전력을 통합 운용해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소형 무인기를 탐지ㆍ타격할 무기체계를 적기, 조기에 전력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군의 다짐도 ‘면피용 재탕 대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탐지 성능이 떨어지는 서구 제품 대신 러시아제 탐지 레이더를 하루라도 빨리 구매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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