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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만 주요 이슈 소신 4개나 뒤집어… 트럼프 노선 변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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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만 주요 이슈 소신 4개나 뒤집어… 트럼프 노선 변화 뚜렷

입력
2017.04.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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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는 테러와 잘 싸워” 긍정적

“중국 환율조작국 아니다” 선언

“옐런 Fed 의장 존중” 재신임 의사도

배넌 등 극우파 퇴조 영향인 듯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ㆍ경제 정책 노선에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그간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고립주의와 보호무역 기조를 고수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국내외 정치 현실에 맞춰 국제질서 및 자유무역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주요 이슈에 대한 소신을 뒤집는 발언을 4차례나 쏟아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를 평가하는 발언에서 나왔다. 그는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나토는 쓸모없다(obsolete)고 말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나토는 변했고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 내내 “테러가 넘쳐나는 데도 하는 일이 없다”며 나토 무용론을 주장하던 기존 입장에서 180도 달라진 셈이다.

지난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 후 중국을 향한 태도도 한결 누그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는 불과 열흘 전만해도 “중국은 환율조작의 ‘세계 챔피언’(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이라고 말했었다.

지난해 9월 ‘오바마가 원하는 것을 하는 인물’로 규정했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두고는 “그를 좋아하고 존중한다”고 했다. 심지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옐런 의장의 재신임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수출입은행의 보조금 정책 덕분에 작은 기업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며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수출입은행의 역할도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 변경은 취임 후 현실 정치의 벽에 부닥치면서 강공 일변도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트럼프케어의 좌초가 대표적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자신이 새 건강보험법 입법을 좌절시킨 공화당 강경파와는 다르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평했다. “중동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공약과 달리 공습을 감행하면서 시리아 내전에 뛰어든 것이나 우호적 입장을 유지하던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날 “역대 최악”이라며 혹평한 것도 동맹에 기반해 세계질서를 이끌던 미국의 전통 외교노선으로 회귀하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시리아 공습은 고립주의 정책을 지지했던 트럼프 지지자들을 화나게 할 것”이라며 변화 속도를 놀라워했다.

기류가 급격히 변한 데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배제된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 등 정부의 극우 전략을 떠받쳐 온 핵심 인사들의 퇴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 마이클 굿윈과 인터뷰에서 “스티븐을 좋아하지만 내 캠프에 매우 늦게 합류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 전략가는 나 자신”이라며 배넌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음을 내비쳤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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